다음소희, 그녀는 왜 18살 나이로 생을 마감 했을가
다음소희, 그녀는 왜 18살 나이로 생을 마감 했을가
  • 이시은 기자 kmaeil86@naver.com
  • 승인 2023.02.15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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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엘지유플러스의 책임지지 않는 추악한 민낯 그려
사진 =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사진 = 트윈플러스파트너스

[경인매일=이시은 인턴기자] 정주리 감독의 두 번째 장편으로 지난 8일 한국에 개봉한 한국 영화 다음 소희의 배경인 된 콜센터 현장 실습생들의 비참한 뒷모습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것이 알고싶다의 1068화에서 취재했던 내용이 영화의 모티브가 되고 있는데 엘지유플러스의 하청업체인 전주 콜센터에서 벌어진 현장실습생의 생을 마감한 사건을 소재로 다룬 작품이다.

여고생이 대학을 포기하고 선택한 대기업에 취업을 나갔다가 전주의 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은 2017년 가장 추운 1월. 당시 나이 열여덟 살이었다.

춤을 좋아했던 특성화고교생 소희는 졸업을 앞두고 대기업 현장실습생으로 나가게 된다.

근무 부서는 ‘세이브(SAVE)’팀. 해지방어팀 으로도 불리는 해당 부서는 콜센터 안에서도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극심해 많은 사람이 가기를 가장 싫어하는 곳이다. 

쏟아지는 고객들의 전화를 최대한 많이 처리해야 하는 업무. 온갖 험한 말과 욕설, 인격모독을 당하며 스트레스에 시달렸지만, 배당된 ‘콜(call)수’를 채우고 상품을 많이 팔아 실적을 높이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강압적 현실이 고통스러웠던 그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원청은 ‘LG유플러스’다. 고인은 LG유플러스 콜센터 업체 LB휴넷에서 일했다. LB휴넷은 협력업체지만 단순 하청이 아닌 LG그룹 일가가 운영하는 기업이라는 사실을 영화는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소희에서는 그저 취업률의 숫자에만 관심이 있는 특성화 고등학교의 교감 선생님과 담임선생님, 그리고 소희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급여의 지급은커녕 소희의 환경을 탓하는 콜센터 회사의 직원들 등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담았다.

또한 엘지유플러스는 하청 회사에 업무를 위임했으므로 본인들은 책임을 지지 않고 모든 것을 하청 업체의 관리의 문제로 돌리는 담당 직원들과 하청업체들의 서로의 책임 전가 등이 현실성 있게 표현됐다.

업계 다수의 관계자들은“이 시대 우리가 갖고 있는 직업에 대한 편견과 모두 평등한 관계라고 하지만 경우에 따라 확연하게 구별되는 갑과 을의 관계 속에 발생하는 모두가 알면서도 모르는척하는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면서 “너무 일찍 세상을 떠한 앞날이 창창한 아이의 인생을 우리 어른들이 너무 쉽게 망치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시대에 다시는 제2의 소희가 발생하지 않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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