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덕암칼럼]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04.0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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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치아가 조금 상했을 때 치료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충치의 감염이 늘어나 하나 둘씩 발치해야 하는 것은 물론 결국에는 멀쩡한 건치까지 상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치아가 부실하면 음식을 섭취할 때 곤란을 겪을 것이고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마음껏 원하는 걸 먹을 수 있는 상태에서 조금씩 가리게 되니 위장에도 그리 좋은 일은 아니다. 당연히 에너지 섭취가 불균형을 이룰 것이고 오장육부가 정상 기능을 벗어나니 병을 유발하는 시작인 것이다.

오늘은 국민보건 향상을 강조하기 위해 제정한 날로 51회째를 맞이하는 4월 7일 ‘보건의 날’이다. UN이 지정한 국제 기념일이며 1950년부터 기념되어 왔으며 매년 주제를 정해 집중적인 홍보와 행사를 벌인다.

한국에서도 국가 기념일로 지정되었으며 1973년 나병의 날, 국제간호원의 날, 세계 적십자의 날, 구강보건의 날, 귀의 날, 약의 날, 눈의 날 등을 모두 합쳐 매년 4월 7일을 ‘보건의 날’로 정한 것이다.

특이한 것은 국가 기념일로 국민건강 증진법 제32조의 2항에 의해 보건의 날부터 1주일의 기간을 건강 주간으로 정했다. 모든 국민은 자신 및 가족의 건강을 증진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타인의 건강에 해를 끼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독자들은 건강을 위해 무엇을 했으며 남의 건강에 해를 끼친 적은 없었는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자신의 건강을 위해 좋은 음식이나 집 근처 헬스센터를 다니거나 가까운 공원을 산책, 또는 등산을 가기도 한다.

그 다음 뭐가 있을까. 흡연자는 담배를 끊거나 술을 줄이기도 하고 때로는 인터넷을 찾아 건강에 좋은 식품도 구입해서 섭취하기도 한다. 대부분은 여기까지다. 자신이 타고 다니는 승용차는 공업사나 카센터를 지정해 엔진오일 교환시기가 되면 문자메시지로 알림을 받기도 하고 타이어는 다 닳기 전에 교환한다.

그리고 현금은 고정 거래은행에 맡겨 자산관리의 든든한 동반자로 삼는다. 뿐만 아니라 식료품을 사기 위한 마트도 고정 거래처를 정해 마일리지 적립을 하고 때로는 고객관리 차원에서 전해오는 서비스 품목을 구입하기도 한다.

심지어 자녀들의 학원이나 단골 술집은 물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기댈 수 있는 보험회사도 가던 곳을 간다. 이유인즉 습관이기도 하겠지만 금액 대비 질적 실속, 믿고 맡길 수 있는 신뢰, 기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하지만 정작 가장 소중한 자신의 건강에 대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당장 피가 흐르고 통증이 유발되지 않는 한 병원까지 찾아갈 일은 없다. 그래서 병원은 아파서 치료하는 곳이지 아프기 전에 예방 진료하는 경우는 드물다.

기껏해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2년마다 무료로 받는 건강검진이 전부다. 전국민을 상태로 최고급형 검진을 실시한다면 아마 천문학적 비용이 발생하지만 사실상 내시경이나 기타 수치를 측정하는 것은 검진결과가 찾아낼 수 있는 최소한의 수준이다.

반면 경제적으로 막강한 대열에 올라있는 CEO들의 건강관리 내역을 보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박사급 주치의가 자택으로 방문해 회장님의 건강을 돌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돈의 위력일수도 있겠지만 건강을 건강할 때 지키는 것이 가장 저렴하게 투자되는 재테크이기 때문이다.

막상 병이 커진 다음 발견되면 돈도 돈이지만 환자 스스로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고통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반 국민들이 재벌기업 회장님처럼 의료진을 오라가라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세운 대안이 선진국형 의료문화였다. 필자는 2012년부터 경기도 안산에서 준 종합병원과 협약해 나름 사회생활에 바쁜 CEO들의 건강을 챙기기 위한 사회교육의 일환으로 의료 특강을 추진해 온 바 있다.

코로나19가 오기 전까지 약 750명의 인원을 대상으로 12주간 교육을 진행하면서 본의 아니게 관련 강의를 20번 이상씩 청취할 수밖에 없었다. 듣는 수강생 입장에서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번 듣는 것이지만 강좌를 개설한 필자의 입장에서는 들을수록 신기한 깊이를 체험했다.

바로 인체의 신비란 특정 의학이나 치료법에 국한되지 않고 의사와 환자가 같이 치료에 임해야 한다는 점이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많은 환자를 치료나 수술, 회진까지 돌면서 조언이나 상태를 설명하지만 환자가 이를 무시하고 임의적 조치를 취하거나 처방받지 않은 약물을 섭취한다면 병의 쾌유는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다.

완치되려는 환자의 긍정적 의지와 의료진의 정성이 더해질 때 국민건강은 한결 나아진다. 최근 필자가 연로하신 부모님의 간병을 드느라 동분서주 하며 체험한 것인데 질병에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자신의 건강관리는 결코 남이 대신해 주거나 계기를 만들어 주지 않는다. 방치하다 일이 커지거나 잘못되면 자신만 손해인데 이를 알면서도 쓸것 쓰고 놀것 놀고 늘 뒤로 미루다 보니 생각뿐인 것이다.

누군가가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다면 훗날 나이들어 하나 둘씩 병원 문턱이 낮아질때 애써 번 돈을 병원비로 지출해야 하고 평소 관리 잘해 건강한 친구나 지인들은 골프도 치고 원하는 등산도 갈 때 구경만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질병 외에 본의 아닌 사고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병원은 은행처럼 평소에 가까이 해서 인맥도 만들어 놓고 급할 때 보다 빠르고 효과적인 치료도 병행해야 살며 기댈 곳이 생기는 것이다.

지난 4일에는 필자가 경기도 광명시 KTX역 5분 거리에 있는 중앙대학교 광명병원에서 건강강좌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문화, 예술, 스포츠, 명인 등 각계각층에서 많은 분들이 참석하셨고 자신을 사랑하는 실천에 대해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설명을 드렸다.

그렇다면 앞서 어필한 보건의 날 2번째 취지인 남의 건강에 해를 끼치지 않는 일은 무엇일까. 바로 환자 가족이나 간병인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는 것이다. 경제적, 심리적, 시간적으로 환자가 발생하면 가족이나 친구, 연인에게 민폐다.

당연히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고 비록 본의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건강관리는 남을 존중하는 예의로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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