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 교수들, ‘2023년 시일야 방성대곡’이란 제목의 시국선언
한국외대 교수들, ‘2023년 시일야 방성대곡’이란 제목의 시국선언
  • 이익돈 기자 mickeylee@naver.com
  • 승인 2023.05.0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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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대학가, 윤석열 정부 굴욕적인 외교 행보 규탄하는 시국선언 잇따라
- 숙명여대, 인제대 교수들도 최근 시국선언 대열에 합세 시국 성명서 발표
인제대학교(김해캠퍼스) 교수, 연구자들이 27일 오후 1시 인제대 인당관 606호에서 윤석열 정부의 대일 굴욕외교를 규탄하는 시국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인제대학교 교수평의회/뉴스핌)
인제대학교(김해캠퍼스) 교수, 연구자들이 27일 오후 1시 인제대 인당관 606호에서 윤석열 정부의 대일 굴욕외교를 규탄하는 시국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인제대학교 교수평의회/뉴스핌)

[경인매일=이익돈기자] 한국외국어대 교수·연구자 85명이 지난 2일 윤석열 정부의 '외교참사'를 비판하며 "2023년 시일야 방성대곡"이란 제목의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한국외대 교수•연구자들은 시국선언문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외교 참사가 거듭되더니 급기야는 굴욕적인 외교 행보를 보이기에 이르렀다. 윤석열 대통령이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100년 전 일을 가지고 무조건 무릎 꿇어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한 내용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충격과 분노" 라고 비판했다.

"일제의 식민 지배로부터 해방된 지 78년이 지난 오늘에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규탄한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을 되풀이할 것이라고 누가 예상했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지난 1년간 윤석열 정부가 보여준 친일적 행보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면서 "윤 정부는 일본의 과거사 왜곡이나 독도 영유권 주장,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강제 징용 피해자들의 배상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를 하며, 마치 일제의 과거 만행을 부정하는 듯한 어처구니없는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일본 강제동원 배상안으로 제시한 '제3자 변제' 방안에 대해서도 "대법원의 판결을 원천무효화했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근간인 삼권분립을 어긴 것"이라며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했다.  "윤석열 정부의 거듭되는 외교 참사와 굴욕적인 외교 행보에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다"며 국민에게 사과하고 중장기 외교정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교수•연구자 들은 이어서 "윤석열 정부는 '날리면' 발언을 비롯하여 미국 정보기관의 도•감청에 대한 옹호성 발언과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대한 공개 발언 등의 수많은 외교 참사를 일으켜 대한민국 국격을 떨어뜨리고, 국익을 저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에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제3자 변제 방식' 즉각 철회, 국익에 부합하는 한일관계의 수립 방안 즉각 마련, 더 이상의 외교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중장기 외교정책 마련을 요구했다. 윤 대통령을 향해서는 "윤석열 대통령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장렬히 목숨을 바치신 선열들께 눈물로 참회를 하고, 역사와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김건희 여사 모교인 숙명여대의 교수114명도 최근 시국선언 대열에 합세해 시국성명서를 발표했다. 숙명여대 교수들은 지난 달 28일의 시국성명서에서 윤 대통령의 외교와 정책집행 모습에 대해서도 '망국적', '폭력적'이라는 말로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은 조문 외교 실패, 바이든 욕설 파문, 퍼 주기식 한일 정상회담, 미국의 도•감청 사실에 대한 저자세 대응과 북한 핵 위협 앞에 안보 무능, 한반도 평화를 훼손하고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는 도발적 외교, 21세기 식량 전쟁의 위기를 간과하는 무지와 농민 탄식을 외면하는 비정함 등 수많은 실정을 이어가고 있다." "역사에 대한 윤 대통령의 무지한 인식이 참담하다 못해 경악스러운 지경"이라고 강도높게 지적했다.

숙명여대 교수들은 "이 땅의 시민들은 서로 단결하여 국난을 극복해 온 독립군들의 후예들"이라면서 "우리 모두는 이 나라 대한민국에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국민의 뜻에 반하는 정치권력의 무능과 횡포를 바로잡아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선언했다. 이 대학 교수들은 따로 기자회견을 여는 대신, 이 시국성명서를 교내 곳곳에 붙였다.

또 지난 달 27일에는 인제대학교 교수, 연구자와 퇴임교원 등 60여명은 윤석열 정부의 대일 굴욕외교를 규탄하는 시국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시국 선언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강제동원(징용), 위안부 등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거사에 대해 나홀로 '통 큰' 태도를 보였다"라며 "여전히 침략의 상처가 남아있는데, 그날 일본은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과거사를 도외시한 맹목적 '협력 파트너'가 되었다"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일본의 역사 왜곡 논란뿐만 아니라 최근 불거진 미국의 도청 정황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는 당당한 자세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 더 이상은 우리를 부끄럽게 만들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제대 교수 연구자 일동은 이날 몰역사적 반인권적 제3자 변제안 즉각 폐기, 굴욕 외교 대통령 사과 및 책임자 파면, 균형 잡힌 외교정책 수립, 정부 강제징용 피해자 일본 정부 사죄와 온전한 배상 요구 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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