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욕심이 과한 즉, 화를 부른다
[덕암칼럼] 욕심이 과한 즉, 화를 부른다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05.19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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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내용이 진실하더라도 때를 잘못 맞추면 오해의 소지를 사는 것이고 여지를 제공한 것도 죄라면 죄다. 사람이 살다보면 본의 아니게 실수도 하고 때로는 의욕이 넘쳐 욕심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한다. 최근 김남국 의원의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이번 사건이 불거지기 전까지 3년 동안 발의 법안은 총 73가지 였고 당선되던 2020년 필자가 국회에 방문했을 당시 의원실에서 노숙을 할 정도로 열정적인 의정활동을 펼쳤던 기억이 있다.

당선되기 전 본보의 인터뷰에서도 가장 젊은 후보, 안산에 전입 온지 얼마 되지 않은 일명 대표적인 낙하산이었다. 미혼의 변호사 출신 국회의원 당선. 당시 30대 후반이던 김남국 의원은 누가 봐도 앞날이 창창한 젊은 정치인 이었고 SNS관리도 활발한 활동을 보인 바 있다.

선거 당시 지역사회에서는 3선 의원을 지낸 현역 P모 의원과 전면전을 벌이는 양상이었으나 박빙으로 당선돼 금배지를 달았다. 처음에는 모 방송의 선정성과 관련하여 타 후보들의 트집거리가 되었으나 이내 잘 이겨냈고 이후 김 의원의 행보는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최측근으로 항상 방송 카메라 앵글에 잡힌 바 있다.

특히 국회 청문회에서는 예리하고 정교한 질문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주목을 받았으나 국민의힘에서는 눈총을 받았다. 입성한지 얼마 되지 않아 국민적 관심까지 이끌어낸 김 의원은 당선 1년째를 맞아 필자와의 인터뷰에서도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권을 내려놓겠다. 매년 국민에게 검증받는 인터뷰에 응하겠다는 등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모범적인 의정활동을 보였다. 특히 본회의 출석률도 15회 전부 출석하여 100% 개근하는 성실함도 보였으며 2020년 국정감사 우수의원과 2021년 환자의 날 국회의원상, 2022년 국회를 빛낸 바른 정치언어상, 바른 언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공식화 하고 무소속으로 수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발표하기 전까지만 해도 더불어민주당 미래 사무부총장으로서 당내 발판을 다지는 듯 했다. 그랬던 그가 코인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가장 먼저 발표한 내용이 언론의 억측으로 보도한 점은 사실 여부에 따라 강력히 법적 대응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한번 시작된 코인 거래 관련 뉴스는 더불어민주당 내부로 불이 번졌고 자칫 이재명 당 대표까지 번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소식이 확산됐다. 거액의 가상화폐 논란에 대해 국회 상임위 활동 중 코인거래를 한 것은 잘못이었다는 반성의 뜻을 표했으나 입법 로비나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 등은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했다.

처음 언론에 보도된 이후 보였던 법적대응의 강한 입장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모습이다. 이제 무소속으로 입지가 바뀐 김 의원은 뒤늦게 잘못을 인정하며 여지없이 반성하고 깊이 성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탈당에 대해 같은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이다. 더불어민주당 입당과 탈당이 무슨 회전문도 아니고 곧 돌아온다는 건 뭐냐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에서는 당연히 위장 탈당 아니냐는 핀잔과 함께 이대로 더불어민주당 명찰만 뗀다면 더 큰 국민적 분노와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는 공격이 이어졌다.

이번 사건을 두고 출신 지역구인 안산 단원을에서는 양분되는 여론이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낙하산의 맹점이 드러난 것이라며 지역구 발전에는 관심도 없고 이재명 측근의 행보만 보여 왔다는 비난과 함께 P의원의 구속 이후 사고지역이 된 안산 단원을 지역은 이제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는 실정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세월호 납골당의 진원지이자 인구감소로 인해 의석수가 4석에서 3석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거론되는 지역정가는 양당 모두 초상집이다. 경기도 안산은 평소에도 선거때면 불꽃 튀는 격전지였다.

이래서 정치는 생물이라는 것이다. 나는 새도 떨어트린다는 권력이지만 한번 휘말리면 겉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안 걸리면 다행이지만 걸리면 재수 없는 꼴이 되고 만다.

앞날이 창창했던 정치인들이 한방에 가는 것은 충남 도지사였던 안희정 前 지사도 그랬고 성추문으로 삶을 마감했던 박원순 前 서울시장이나 옷을 벗었던 부산시장은 물론 자식으로 인해 정계를 떠난 인물들도 한둘이 아니다.

촉망받던 젊은 정치인 김남국 의원이 무소속으로 어떤 행보를 걸을지 이번 의혹에 대해 어떤 식의 결자해지를 보여줄지 두고 볼 일이다. 잘잘못은 수사기관의 조사가 끝나면 밝혀지겠지만 더불어민주당의 그늘을 벗어나 면책특권의 사용여부도 난감해지는 상황이라면 하이에나 떼에 던져진 어린 호랑이나 마찬가지다.

김남국 의원이 제 아무리 열정적으로 일했고 가상화폐 관련 의혹이 벗겨지더라도 처음 오해받을 일을 했다면 이는 당사자의 잘못이다. 당사자도 모르게 벌어진 일이거나 이럴 줄 모르고 벌인 일이라면 실수나 미필적 고의에 대한 이해가 있을텐데 이번 사건은 본인이 충분히 짐작하고 벌인 일이라는 점이다.

비난이나 의혹은 두 번째 치고 국민이 선출해 준 공직자로서 일시에 고소득을 올리면 어려운 불경기에 겨우 버티는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 얼마나 상대적 허탈감을 느낄까. 국회의원도 사람이고 실수나 욕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일반 국민들이야 배고프니 훔쳐 먹든 주워 먹든 능력껏 사는 것이 상관없지만 국민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정치에만 몰두해도 인정받기 어려운 실정에 수십 억을 벌었다는 뉴스는 근로의욕상실, 정치인에 대한 불신, 특히 낙하산의 무리한 공천이 낳은 지역사회의 발전 공백이 더 큰 문제다.

일반 국민이 술 취해서 전봇대에 노상방뇨를 하면 한마디 핀잔으로 끝날 일이지만 공인이 했다면 이는 중대한 공중질서위반이다. 이번 사건이 어떤 식으로 결론 나든 11달 남은 총선에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 악재인 것만은 틀림없다.

안 그래도 송영길 前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돈봉투 사건으로 국민의힘이 어깨춤을 추는 분위기에 한층 더 가세하는 형국이다. 여당과 야당이 어떤 일을 벌이든 국민들은 관심 없다. 그저 먹고 사는데 지장 없으면 더 바랄 것이 없는데 그 쉬운 것을 그리 어렵게 풀어간다.

바르지 못한 권력, 그 권력 차라리 공백으로 두고 AI에게 맡기는 것이 더 객관적이고 명확하지 않을까. 어차피 4차산업이 대세인 만큼 AI라면 욕심이라는 감정도 없고 변수도 없을 것이다.

개정 법안은 국민적 온라인 투표를 거쳐 과반수가 원하면 바꾸면 되는 것이고 모든 특혜도 필요 없으니 국회앞 정문에 온갖 집회시위도 사라질 것이다. 모든 게 욕심으로부터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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