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전반기 마지막 6월을 맞이하며
[덕암칼럼] 전반기 마지막 6월을 맞이하며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06.01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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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1년을 반으로 나누면 6월까지인데 오늘이 그 마지막 달을 시작하는 첫날이다. 통상의 개념상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은 분주하고 아쉬움과 모든 것을 정리하는 분위기지만 6월은 한 해의 중심에 있다 보니 평범한 달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세상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이고 어떤 자세로 삶을 영위하느냐에 따라 가치와 흔적이 남는 것이며 덧붙이자면 좋은 일, 좋은 말, 좋은 마음 갖기에 바쁘다 보면 상대적인 분노나 부정적인 생각은 그만큼 줄어들기 마련이다.

독자들은 지난 5월 무엇을 남겼으며 6월에는 어떤 계획이 있으신지 곰곰이 명상에 젖어보길 권한다. 사람이 살면서 은둔형이 아니라면 어떤 식이든 다른사람을 대하는 과정에서 희로애락이 병행될 수밖에 없다.

어찌 내 마음에 드는 일만 생기고 듣기 좋은 말만 들어가며 살 수 있을까. 국내외적으로 지난 5월은 나름 다사다난했다. 늘 그랬듯이 남북한의 대치 상황은 강대국의 흐름을 배경으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었고 서민들의 살림은 피폐했으며 정치권은 돈봉투와 코인 논란으로 대박으로 잠시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분야별 집회 시위는 서울 광화문광장을 항상 떠들썩하게 했으며 그러는 동안 나라살림은 붉은 신호등이 켜졌다. 코로나만 지나가면 살 것 같았지만 그나마 몇 푼의 지원금도 중단되니 빈익빈부익부의 양극화는 더욱 심각해졌다.

5월은 가정의 달이라 어린이, 부모님, 스승, 부부 등 온갖 미사여구가 포함된 기념일이 있었지만 기념일일뿐 별달리 사정이 달라진 건 없었으며 이런 행사들이 6월이 호국의 달이라고 한들 호국영령들에게 인사 한번 하지 않는 현실이니 정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정했으면 그날만큼 이라도 챙기는 습관이 사회를 조금이라도 성숙하게 만드는 것이며 마냥 먹고 자는 것으로 충족할 게 아니라 생각을 통한 사고의 깊이를 더하고 통찰력을 키우며 훗날 자녀들에게 이러저러한 설명이라도 해 줄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것이다.

이쯤하고 계절의 여왕이라던 지난 5월은 부동산 거품이 빠지니 한몫 잡으려던 투기열풍이 잠들고 수도권조차 아파트 가격이 반토막 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줄어드는 인구와 노령화는 해와 달이 갈수록 더욱 심각해지고 이미 나태하고 게을러진 국민들에게 제 아무리 좋은 일자리도 사람구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어쨌거나 큰 사고 없이 지나갔고 6월은 1일 의병의 날, 3일 씨름의 날, 5일은 환경의 날, 6일 현충일, 9일 구강보건의 날, 10일 민주항쟁의 날, 14일 단오 씨름의 날, 15일 노인학대 예방의 날, 18일 건설의 날, 21일 음악의 날, 22일 단오, 23일 공공서비스의 날, 25일 6·25전쟁일, 28일 철도의 날, 30일은 대나무 심는 죽취일이다.

물론 이런 날을 굳이 알 필요도 없고 성가시기도 하겠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 했다. 사람은 나이에 맞는 고생이나 성취를 해야 하는 것이고 해당 연령층이 지나면 하고 싶어도 못할 뿐만 아니라 할 수도 없는 때가 오는 것이니 어린이가 너무 출세를 해도 추락할 때 감당 못하는 것과 같이 나이가 들어 추한 모습으로 물건을 팔러 다니거나 손을 내밀어야 한다면 이 또한 못할 짓인 것이다.

그런 고로 젊은 때는 온갖 개고생을 하더라도 모두 훌륭한 경험이며 예상치 못한 시련은 훗날 알고 보면 훌륭한 훈련의 과정이 되는 것이다. 필자의 6월은 개인적으로 2일 대전 선샤인 호텔에서 1박 2일 대한생활체육회 정기 워크숍이 있는데 생활스포츠를 통해 국민의 건강을 위하는 일이 행복을 추구하는 일이라 여기기에 앞장서는 것이다.

창립 2년만에 급증하는 회원들과 45개로 늘어난 종목, 특히 지난 5월에는 세계생활체육연맹에 예비승인을 얻어 오는 11월 3일이면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최종 승인을 얻게 된다. 이쯤 되면 필자 개인의 영광이 아니라 세계생활체육 올림픽 개최를 꿈꿀 수 있는 생활스포츠 강국이 될 것이며 체력은 국력이라는 말이 모든 국민들에게 공감대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구촌 인류의 최대 축제인 세계생활체육 올림픽은 비단 필자뿐만 아니라 170개 회원국 모두가 원하는 꿈의 축제다.

당연히 이사회원국들의 대표들과 원만한 인간관계를 통해 유치에 노력을 다하겠지만 강강술래, 놋다리밟기, 쥐불놀이 등 전통문화와 구슬치기, 오징어 게임, 제기차기, 술래잡기 등 한민족의 놀이문화인 40개 종목을 추가하여 우리 민족이 얼마나 훌륭하고 대단한지를 알리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그런 놀이문화를 생활스포츠로 승화시켜 남과 북이 하나임을 공감하고 전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한민족의 놀이문화를 통해 화합, 배려, 지혜, 용기를 체감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면 더 없는 삶의 가치가 될 것이다.

이룰 수만 있다면 개인의 치적이나 영광이 아니라 한민족의 기쁨이며 훗날 지구의 종주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발판이 되고도 남음이 있는 것이다. 끝으로 30일은 죽취일이다. 대나무가 1년에 딱 한번 술에 취하는 날이기도 한데 겉은 바르되 속은 비어있으니 선비를 비유할 때 주로 인용된다.

술 취한 대나무는 이식되어 자리를 옮겨 심어도 다시 자란다는 의미에서 정해진 날이다. 한국만 조용하지 동남아시아에서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이 날을 기념하여 죽취일 행사를 벌인다.

1년 전 2022년 음력 5월 13일 전북 전주에서 공수해온 대나무 500그루를 마당과 주변에 심었는데 과연 얼마나 살아남을까 노심초사, 대부분의 대나무들이 겨우내 북풍한설을 지나고 봄이 오니 파란 잎을 유지하며 아침저녁으로 인사를 한다.

마치 500명의 선비들이 도열하듯 서서 배웅하고 마중하는 듯한 착각으로 올해 5월 30일에도 더 심었다. 울창한 소나무 숲과 한 폭의 그림처럼 어울리는 대나무는 보름달과 어우러질 때 5월의 밤은 더 없이 아름다운 동양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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