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의 도입 배경과 내용
[기고]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의 도입 배경과 내용
  • 정봉수 노무사 kmaeil@kmaeil.com
  • 승인 2023.08.2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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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수노무사
▲정봉수노무사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이 2019년 7월부터 시행 된지 벌써 4년이 되었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도입되면서 우리나라의 일방적인 상명하복의 군대식 직장 문화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대체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면 이러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의 어떻게 도입이 되었는지 그리고 그 구체적 내용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 제정에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사건은 당시 발생한 3가지의 사건이었다. 첫 번째 사건은 2014년, 대항한공의 ‘땅콩 회항’ 사건이다. 대한항공 소유주 일가인 조00 부사장이 마카다미아(Macadamia) 땅콩을 봉지 채 서비스한 것을 문제 삼아 승무원에게 폭언을 하고 사무장을 불러 무릎을 꿇리고 빌도록 하였다.

그래도 화가 안 풀려 뉴욕공항에서 서울로 향하던 항공기를 돌려 사무장을 내려놓은 뒤 출발한 사건이다. 2019년 이 사건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박00 전 사무장에게 대한항공이 7000만원 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두 번째 사건은 2018년 2월 서울아산병원의 신입 간호사가 “태움(병원 내 집단 괴롭힘) 때문에 일하기 힘들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사건이다. 이 사건에 대해 2019년 3월 근로복지공단의 질병판정위원회는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해 발생한 산업재해로 인정하였다.

세 번째 사건은 2018년 말 신생 IT 기업 위디스크의 양00 회장이 퇴사한 직원을 불러 사무실에서 무차별 폭행을 하는 동영상이 공개된 사건이다. 그는 현재 이 사건과 더불어 불법 기업활동으로 법정 구속되어 형을 살고 있다.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조사와 처리는 전적으로 회사에 맡겨져 있다. 이 법 제정 시에는 관련 규칙이 두 가지만 있었다. 첫째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내용과 구제절차를 취업규칙의 필수기재 사항으로 하였고, 둘째 직장내 괴롭힘을 신고한 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경우 해당 사업주를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취업규칙에 근거하여 괴롭힘 사건을 처리하는 방식은 사업주에게 전적으로 맡겨 놓았기 때문에 실질적 문제해결이 되지 못했다. 이에 2021년 4월 관련법 개정을 통해, 사용자의 실질적인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국가적 관여를 강제하면서 다음의 5가지 사항을 추가하였다.

(i) 사업주의 직장내 괴롭힘 금지의무, (ii) 직장내 괴롭힘 사건에 대해 객관적 조사 실시의무, (iii) 피해근로자에 대한 적절한 보호조치의무, (iv) 직장내 괴롭힘 행위자에 대한 필요한 징계조치, (v) 직장내 괴롭힘 조사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비밀준수 의무 등 신설조항과 과태료 조항의 도입이다. 

2019년 7월 도입된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은 직장내에서 기존의 가부장적 권위주의적 조직 문화를 개선하고 근로자들의 인격권 보장에 큰 역할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자율에 맡겨져 노사간 스스로 문제해결을 시도하면서, 사용자가 실질적으로 직장내 괴롭힘 사건에 있어 큰 열의가 없을 경우에는 실효적 효과를 가져올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 2021년 4월에 새롭게 도입된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에서는 사용자가 직장내 괴롭힘 행위자인 경우 처벌을 할 수 있는 조항이 신설되었고, 사용자가 직장내 괴롭힘을 인지한 경우 객관적 조사를 하여야 할 의무조항이 도입되어 실질적으로 근로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에 그 의미가 있다.

앞으로 직장내 괴롭힘 사건 발생시 고용노동부에서는 적극적 개입을 통해 사용자가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여 관련자를 처벌하게 할 것이고, 이로 인해 차후 사건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를 통해 직장내 괴롭힘 사건에 대한 실질적 구제조치와 예방조치가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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