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화되는 보이스피싱... 가짜 우편물 발송까지
고도화되는 보이스피싱... 가짜 우편물 발송까지
  • 윤성민 기자 yyssm@naver.com
  • 승인 2023.08.31 1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인매일=윤성민기자]보이스피싱 피해가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특히 은행 등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을 빙자한 수법에서 최근에는 가짜 우편물을 피해자에게 발송하는 변종 사례가 발견되는 등 범죄수법이 날로 다양성과 치밀함을 갖추고 있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수본은 기존에는 대량 발송 문자, 전화로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방식에서 최근에는 가짜 우편물을 피해자에게 발송하는 사례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청 국수본에 따르면 실제로 최근에는 불상의 범죄조직이 경기도 소속 공공기관으로 속여 가짜 우편물을 작성, 우체국으로 발송 시도한 사례가 있었고, 아파트에 침입해 가짜 우편물을 세대별 우편함에 놓고 가는 사례도 있었다.

이렇게 가짜 우편물을 발송하는 이유는 경찰의 가짜 문자 · 전화 대량 발송(발신) 행위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과기부 · 방통위 · 한국인터넷진흥원 및 통신사의 전방위적 차단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찰 관계자는 "우편물은 수신자가 개봉 전까지는 내용을 전혀 알 수 없으므로 내용물의 진위를 사전에 판별해 차단하는 것이 어렵고, 피해자에게 실제 금융 · 정부 기관 종사자가, 공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신뢰를 주게 되므로 범죄조직의 입장에서는 범행이 더 쉬워져 이러한 수법을 이용하게 되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휴대전화 공기계를 사용하도록 협박 · 강요하는 사례도 늘었다. 최근 30대 남성 A씨는 “당신 계좌가 범행에 이용되었으니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검사 사칭 전화를 받은 뒤, “앞으로 아무것도 없는 공기계를 사서 연락하라”는 말에 속아 1억여 원을 탈취당했다.

범죄조직이 이렇게 공기계를 사용하도록 강요한 것은 최근 범죄에 대한 국민들의 경각심이 높아지며 휴대전화에 설치하는 백신 앱과 금융기관 · 통신사에서 운영 중인 악성 앱 차단 기능을 무력화시키고, 악성 앱을 통해 피해자를 마음대로 통제하기 위해서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처럼 수법이 변화하는 것에 대해 “큰 시나리오 자체에는 변화가 없지만, 범죄조직과 피해자를 원천 차단하는 현 대응체계의 허점을 탐색하고, 고도화된 대응 · 차단 체계를 회피하기 위해 오히려 전기통신금융사기 발생 초기의 전통적 수법이 이용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범죄조직의 입장에서는 범죄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범행 수단을 최대한 오래 이용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피해자의 신고를 최대한 늦춰야 하는 만큼 피해자의 신체와 신상을 직접 위협하는, 악랄하면서 전통적인 방식을 다시 빌린 것으로 보인다”라며 수법의 변화 이유를 분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