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섣부른 투자' 2억 날렸다
해경 '섣부른 투자' 2억 날렸다
  • 박주용 기자 kmaeil86@naver.com
  • 승인 2010.10.20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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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자녀 장학기금, 금융상품에 넣었다 손실 직원 38% "그런사실 몰라" 투명성도 도마위에

해양경찰청이 직원 자녀에게 장학금을 주기 위해 운영 중인 장학회가 금융상품에 투자했다 2억원이 넘는 손실이 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해양경찰청이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김기현(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해경이 운영하는 해성장학회는 2008년 대한투자신탁(現 하나대투증권)에서 운용하는 파생상품(ELF)에 8억원을 투자해 5억5천만원의 손실을 본것으로 나타났다.

해경은 "발생한 손실에 대해 하나대투증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 1심에서 양쪽 과실비율을 5:5로 인정받았는데도 운용사 측과 손실액의 20%를 보장받는 것으로 협의해 최종 2억4천600만원의 손실을 보게 됐다"고 밝혔다.

손실액은 2005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장학기금 추가 확보를 위해 계급별로 매월 5천~1만원을 전직원 봉급계좌에서 원천징수해 모금한 20억원 가운데 일부다.

김 의원이 국감에 앞서 전국 해양경찰관 664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249명(38%)은 장학기금 손실 발생에 대해 '모르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현 의원은 "해경이 전직원 봉급계좌에서 원천징수한 돈으로 연 17%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상품에 '묻지마 투자'를 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간다"라며 "해경은 장학회 운영현황을 직원에게 공개하고 감사제도를 개선하는 등 장학회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해경관계자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불가피한 손실이 발생했으나 장학기금은 자발적 모금으로 이뤄진 만큼 국가 예산을 낭비한 것은 아니다"라며 "해성장학회 운영에서 나타난 문제점은 직원 여론 수렴을 거쳐 개선.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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