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방비 속 ‘13월의 세금폭탄’
무방비 속 ‘13월의 세금폭탄’
  • 설석용기자 kmaeil86@naver.com
  • 승인 2015.01.2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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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먹고 살기 힘든 서민들에겐 지금의 주머니 사정이 가장 중요하다.

이들에게 돈을 적게 걷는 다는 말은 어떤 말보다도 눈길을 돌리게 만든다. 게다가 복지증편이라는 약속은 서민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대선 후보들의 토론회의 장면이 떠오른다. 각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여러 복지정책을 주요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연설을 시작했다.

정치적 성향을 뛰어 넘어 복지 면에서는 내용만 조금 다를 뿐, 공약의 범위는 대동소이했다. 국민들은 복지증편을 집중하는 공약에 반신반의 하는 입장이 대부분이었다.

수차례 선거를 통해 정치인들의 선거철 공약은 선거용이라는 것이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증세 없는 복지란 듣기엔 달콤하지만 실현가능성에 대해서 반론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정부 들어서 복지는 끊이지 않는 쟁점의 한 가운데에 있다. 대표적 사회문제로 인식되는 육아나 노인 문제 등과 관련된 복지정책은 속도를 가했으나 이에 따른 부작용 또한 속속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마련된 예산으로는 공약으로 내세운 복지를 실현하기에 턱 없이 부족해 공무원들의 연금개혁까지 화두에 올려야 했다.

증세와 복지는 국민 모두 머리를 맞대야 하는 국가적인 문제다. 그러나 정치 전략으로 전락한 모습에 불신과 분노의 감정만 커지고 있다.

복지 혜택이 많다는 건 그 만큼 세금을 많이 내야 한다는 말과 동일하다. 우리나라 예산잔고가 각종 혜택을 선사할 만큼 넉넉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복지 정책을 펼치기 위해서라도 세수를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 조금씩 돈을 더 걷어 다 함께 잘살아보자는 의견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처음부터 정확한 대책을 강구하지 않은 채 위기가 닥치자 급하게 시행하는 증세에 대한 국민의 스트레스다.

철저한 분석과 설계 없이 시작된 경영에 돈이 모자라자 급하게 세금을 걷어내는 행태가 국민들을 분노케 하는 것이다.

흡연율 감소정책으로 둔갑한 급작스런 담배값 인상, 공무원들의 연금을 개혁 등 불 보듯 뻔한 수로 세수확보를 하려는 정부에 국민은 하소연할 시간도 없었다.

연말정산, 일명 ‘13월의 세금폭탄’으로 직장인들은 집단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바꾸면서 발생되는 격차를 예상하지 못한 정부가 야속하기만 하다.

‘증세는 없다’는 말을 굳게 믿었던 국민들은 또 한 번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정부는 임시방편의 대책 내세우기에 애를 쓰고 있다.

절대 다수의 국민이 바라는 것은 단 하나다. 충분한 분석을 통한 정책과 신뢰를 주는 계획이다.

예고 없이 들이닥친 세금폭탄, 수개월이 지나도 통과되지 않는 김영란법처럼 신중하고 또 신중했더라면 무방비 속에 폭탄은 면했을 것이다.

설석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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