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 헌재소장 임명안 부결
김이수 헌재소장 임명안 부결
  • 박정배 기자 jayman1@naver.com
  • 승인 2017.09.12 16: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에 실패했다.

11일 열린 정기국회 본회의에서 상정된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무기명 투표 결과 투표 참여 293명 중 가 145표, 부 145표, 기권 1표, 무효 2표로 과반을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이는 가결 정족수보다 2표 모자란 결과다.

이날 투표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직권상정한 데 따른 것이다.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지난 6월 8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종료된 시점으로부터 95일 만에 상정됐다.

이 같은 결과는‘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 의원들이 절반 넘게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찬성 145명 중 민주당 120명, 정의당 6명, 새민중정당 2명, 무소속 2명(정세균 국회의장, 서영교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는 가정 아래 40명의 국민의당 의원 가운데 15명만 찬성표를 던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만일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전원 반대표를 던진 가운데 바른정당에서 일부 찬성표를 던졌다면 국민의당의 찬성표는 더욱 줄어든다. 또 한국당에서 ‘반란표’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국민의당의 찬성표 추정치가 줄어드는 것은 마찬가지다.

물론 민주당을 비롯한 진보 성향의 정당에서 반란표가 나올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수는 없거나 극히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정 의장이 부결을 선포하자마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제1야당인 한국당이 국회 보이콧을 철회하면서 경색된 정국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 같은 결과로 인해 정국이 다시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헌재소장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인사 표결이 부결되는 것도 이번이 첫 사례다.

이 후보자 인준 부결로 새 정부 출범 이후 낙마한 인사는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김기정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등 모두 6명으로 늘었다.

지난 1월 31일 박한철 전 소장 퇴임 이후 역대 최장을 기록하고 있는 헌재소장 공백 사태는 더욱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부결 결과는 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야당이 김 후보자의 이념 편향성을 이유로 일찌감치 반대 입장을 정한 가운데 김 후보자가 군 동성애를 옹호했다는 기독교계 반대 여론을 의식해 국민의당에서도 막판 상당수 반대표가 쏟아져 나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선 1차적으로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지도력에 상처를 입을 상황을 맞이했다. 한편으로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을 감안했을 때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을 비롯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정당 역시 만만치 않은 역풍에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호남 여론을 자기 편으로 만들기 위해 김 후보자에 대해 찬성 입장을 표결로 나타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라면서“호남에서 안 대표에 대한 지지율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