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위험 관리 이대로 괜찮나
국가위험 관리 이대로 괜찮나
  • 경인매일 kmaeil@
  • 승인 2008.03.19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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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전 세계에 신용 경색 현상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조지 부시 대통령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잇따라 열고 막대한 재정을 퍼붓는 등 난국 타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기에 원유와 곡물 등 국제 원자재 시세 폭등까지 겹치면서 불황 속에서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세계를 엄습하고 있다.문제는 이번 사태가 서막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미국 5위의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유동성 부족으로 JP모건 체이스로 넘어갔지만 앞으로 제 2, 제 3의 베어스턴스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용 경색이 실물로 전이되면 세계 경제는 파탄이다. 오죽하면 세계 경제가 대공황 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위기라는 우려까지 나오겠는가. 특히 달러화 약세와 금리 인하를 근간으로 하는 미국의 자구책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촉발하기 십상이다. 우리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18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전광우 금융위원장,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김중수 청와대 경제수석이 참석한 가운데 외환시장 관련 비공개 간담회를 연 데 이어 19일에는 이들 기관의 차관급으로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구성하고 대책을 숙의했다. 재정부, 금융위, 한은에 상황점검반을 각각 설치하고 국내외 금융과 실물경제 동향을 매일 점검하는 한편 기관 간 정보를 공유한다는 게 이들 회의의 결과물이다.하지만 이런 식의 대응은 영 미덥지 않다. 국민을 안심시키려는 정부의 자신감이 독단으로 흐르면서 빚은 참상은 이미 외환위기 때 충분히 경험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최근의 금융 상황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대외 여건 악화에 주로 기인하고 시장 변동성 확대로 안정성이 다소 흔들린 측면이 있다”는 한가한 진단으로 환란 직전과 판박이 같은 느낌을 주고 있으니 걱정이다. 환율이 급격히 변동하면 선제조치를 취하겠다지만 이는 증상 완화용 사후약방문일 뿐이다. 세계화가 크게 진전된 지금은 글로벌 위험을 미리 파악하고 적절한 정책수단을 동원하는 진정한 선제조치가 절실하다. 이제 우리도 선진국들처럼 권위 있는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가 위기 관리 조직을 서둘러 만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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