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덕암 칼럼] 달아 달아 밝은 달아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09.17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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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민족 대명절 추석이 다가옵니다. 모두가 소중한 국민 일지라도 이번 명절은 천차만별 다른 모습입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새로운 변화에 순응할 수 있는 슬기와 인내가 요원한 시기입니다. 국가가 해줄 것은 한계가 있지만, 각자가 헤쳐 나갈 수 있는 것은 하기 나름입니다.

해결해주지 못할 희망고문보다는 스스로 견뎌내라는 말이 더 현실적인 시기입니다. 이제 위드 코로나란 말이 대안처럼 공감대를 형성하는 건 피하지 못하면 즐길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에 살아남은 자라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애써야 할 때입니다.

질병의 창궐은 경제적 황폐화를 가져오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엄청난 피해를 주었지만, 이젠 누구도 ‘국민 안전’이란 명분으로 이를 합리화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제 K-방역은 더이상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없습니다. 비단 자영업자만의 일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 걸쳐 얽히고설킨 사회적 먹이사슬은 절대다수 국민에게 피할 수 없는 현실이었습니다.

이제 지나간 일을 한탄만 할 게 아니라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입니다. 추석이 지나면 곧 겨울 한파와 함께 경제적 서릿발까지 서민들의 옷깃을 여미게 할 것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얘야 오지 마라”라던 부모님들의 바람도 이젠 당연한 것이 돼 못가던 곳이 안 가도 되는 곳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비단 명절뿐만 아니라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우리 민족 고유의 미풍양속과 동방예의지국의 자존심이었습니다.

정부의 방역 수칙을 거역하라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사람 도리를 하자는 것입니다. 그 길은 각자의 선택이자 최소한의 양심에 기인한 것으로 훗날 시간이 지났을 때 후회하지 않는 명절이 돼야 할 것입니다.

비록 한복 입고 송편을 빚지는 못하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둥근 달은 뜹니다. 과거의 잘 살게 해달라고 빌었던 소원이 이제는 살 수만 있게 해달라고 빌어야 합니다.

우리는 코로나 같은 사소한 바이러스에 언제부터 이렇게 나약해졌는지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36년의 식민지 시대도, 3년간의 6·25 동란도, 돈으로 목줄은 죄던 IMF도 다 이겨낸 끈질긴 저력은 뛰어난 DNA를 지닌 한국인이었던 덕분입니다.

오! 필승 코리아를 외치고 한류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었던 것은 전 세계 어떠한 민족도 흉내 낼 수 없었던 한 민족만의 끼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 끼를 살려 보란 듯이 털어내고 다시 활기를 찾아야 할 때가 오고 있습니다.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이 언제부터 있었으며, 타고 다니는 승용차가 언제부터 대중화되었을까요.

딱딱한 온돌방과 수세식 화장실을 쓰던 날들이 불과 수십 년 전이었습니다. 문명의 편리함이 인간의 나약함으로 이어지는 것은 소리 없이 익어가는 개구리와도 같은 것입니다.

피하지 못하면 즐기란 말이 있듯이 사람만이 느낄 뿐 하늘과 땅과 물은 그대로입니다. 비록 힘들겠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툭툭 털어내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국민의 아픔이 참으로 큰 시기입니다. 대외적으로는 나라의 지도자를 선출해야 하는 신중한 때이기도 하고 안으로는 이 겨울을 무사히 나야 하는 궁핍함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이제 살만한 사람은 위급한 사람을 챙기는 우리만의 홍익인간 정신을 살려 너 나보다는 우리라는 공동체 발전에 공감해야 할 것입니다.

작금의 사태는 누가 누구를 원망할 것이 아니며 국가에다 아우성을 칠 일은 더더욱 아닙니다. 온 국민이 공감하듯 현재의 난국은 나라도 해결 못할 일입니다.

가장 귀한 것은 사람의 생명입니다. 질병보다 기아로 포기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는 그 비중만큼 우리 온정이 식었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전 세계 인류가 부러워하는 대한민국이 되어봅시다. 어려울수록 서로를 아끼고 복지의 사각지대를 살피는 그런 국민이 된다면 이 난국은 세월이 지난 훗날 훈훈한 미담으로 남을 것입니다.

적어도 이번 명절은 그런 날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둥근달이 우리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지만, 모두가 잘되기를 모두가 기원한다면 이 위기는 하늘도 도울 것입니다.

특히 극단적 상황에 부닥친 분들은 이 또한 지나가리란 말을 명심하여 슬기롭게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김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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