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말에도 격이 있다
[덕암칼럼] 말에도 격이 있다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06.14 08:34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자신의 제자나 자식이 잘못했을 때 자신이 야단치거나 혼내는 것은 당연하거나 때로는 강도가 높아도 감내가 된다.

아끼는 마음일수도 있지만 책임자이자 보호자이기 때문인데 반대로 남이 자신의 자식 머리라도 쥐어박거나 옆 반의 담임이 자신이 담당한 학급의 학생을 나무라면 얘기는 다르다.

“네가 뭔데”라는 마음도 있지만 권리를 침탈당한 기분도 들고 내 가족, 내 제자 내가 알아서 할 일이라는 의미도 강하다.

좀 더 나아가 밥자리, 술자리, 또는 SNS 상에서도 일국의 대통령이나 야당 대표에 대해 동네 강아지 이름 부르듯 함부로 지칭하기도 하고 심지어 닭이니 멧돼지니 하며 동물과 비교하기도 한다.

폭 넓게 보면 표현의 자유 또는 약간의 애교 정도로 넘길 수 있지만 제3국에서 본다면 자국의 위상은 뭐가 될까. 가령 식당에서 외국인이 우리나라 대통령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며 욕설까지 보탠다면 방금까지 대통령을 욕하던 한국 국민이 가만히 듣고 있기 불편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국격이 떨어지는 것이지 국민 스스로가 좀 더 성숙한 모습을 갖추는 것이 자라는 아이들에게도 교육상 좋을 것이다. 아내가 남편의 밥상을 차리고 나서 아이들에게 아버님 진지 드시라고 해라 하는 것과 아빠 밥 먹으라고 하라는 것과 같은 차이다.

특히 보이지 않는 사람을 지칭할 때는 보나마나 뻔해 라는 전제를 두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떠들면 사람의 소리가 아니라 동물보다 못하니 주둥이나 아가리 취급을 받는 것이고 격을 갖추면 다른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가 품위와 자태를 높이는 것이다. 지난 8일 저녁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싱하이밍 중국대사와의 만남에서 거론된 한국 정부의 비난에 대해 일파만파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 대사가 하는 말을 옮기자면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 일각에서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베팅을 하고 있다"며 “단언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중국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고 반 협박성 발언을 대놓고 한 것인데, 안 그래도 친미정책으로 불편한 기색을 보이던 중국이 윤석열 정부 출범후 악화일로를 걷던 한중관계가 수면위로 드러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협력에 대해 믿음을 굳건히 하면 중국 경제성장 보너스 지속해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겁박하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반대로 협력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압박할 수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외교부는 다음 날 해당 발언을 한 싱 대사를 청사로 불러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비상식적이고 도발적인 언행에 대해 엄중 경고하고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는 명확한 내정 간섭이자 정부와 대한민국 대통령에 대한 결례다.

즉 남이 내 자식을 모욕한 것인데 그 배경에는 우리나라를 무시했다고도 볼 수 있고 야당은 독주하는 정부를 적절히 견제하는 기능과 역할을 맡고 있지만 이는 우리끼리 그럴 일이지 옆집에서 우리 아버지를 삿대질하며 욕하는 것을 어머니가 악수하며 방관하는 것이나 진배 없는 것이다. 비판이 국경을 넘으면 일단 한국 편이 되어 지금 무슨 소리하는 것이냐며 여당 견제하듯 막았어야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국내에서 치고 받고하는 것은 우리만 눈 감으면 될 일이지만 국적을 넘어 남의 나라 대사가 우리 정부를 까고 대놓고 협박하는데 멀거니 보고만 있다면 과연 그 정치인의 국적이 어디인지 되살펴볼 일이다. 현재 대중 정책은 대중무역 급감, 무역수지 적자 등 경제상황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간단한 예로 중국인이 한국에 입국하려면 절차가 수월하지만 반대로 한국인이 중국에 입국하려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한일과의 관계도 그러하다. 이 대표는 일본의 핵 오염수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함께 내고 공동의 대응책도 강구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싱 대사는 일본이 태평양을 자기 집 하수도로 삼고 있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정작 중국이 국제적 관심이 모아진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절대 나서지 말 것을 강조한 것이다.

정치인은 정치만 잘 하면 되는 것이지 외교부가 할 일과 원전 전문가가 나서야 할 일까지 모두 반일 감정도구로 활용하여 총선의 표심을 추구한다면 이는 반감만 살 일이다. 오염수의 위험에 대해 선진국 전문기관을 찾아가 정확한 과학적 근거나 국제기관에서 인정받을 인프라를 찾는 것이 국민을 위하는 것이지 현장 확인조차 못하고 와서 어민들이나 수산업계의 파장은 고려 안 하는 것은 졸렬한 구상이다.

하려면 제대로 하고 그게 아니라면 어설프게 나서서 지역감정 조장하듯 한일감정 조장하여 대통령의 방일 결과를 조공외교라고 온 거리마다 현수막으로 도배하는 것은 야당의 수준을 한눈에 보여주는 이간질에 불과하다. 정부를 견제 하려면 명확한 명분과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실리를 동시에 추구해야 맞는 것이다.

중국 대사와의 대화로 조공외교라는 현직 국회의원의 비난이 공개됐다. 영화 남한산성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386년 전 1637년 2월 추운 겨울 남한산성에서 조선의 임금 인조가 청나라에 패하고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땅에 찧는 삼배구고두례를 행한 이후 얼마나 많은 조선의 여인과 소중한 보물들이 바쳐졌던가.

중국 대사의 오만함과 결례가 치욕의 조공시절로 착각한 것이라면 한중 간의 관계는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친미, 친중으로 정책 기조가 변경되고 그럴 때마다 한국 경제가 얼마나 요동치는 격랑의 파도에 힘들어하는지도 고려해야 한다.

어렵사리 쌓아놓은 경제적 금자탑을 특정 권력이 국민의 환심을 사기 위해 쥐 뒤흔들어 놓는 것과도 같은 것이다. 힘이 없어 침묵하고 있는 경제인들에게 힘내라고 한 마디 던진다. 그리고 먹고 살려고 중국을 쫓아 다니며 보따리 장사라도 하던 일반 국민들과 저가에 길들여진 중국산 제품.

이제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진 한국의 모든 물품 구매자들에게 자력 생산의 기반을 되찾아야 후손들이 중국이나 미국에 기대지 않고 살 수 있는 부국강병의 나라가 될 수 있음을 알리고자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영인 2023-06-14 23:32:52
항상 회장님의 글을 읽으며 세상을 살아가는 옳바른 법을 배우고있습니다. 어떠한책보다. 강의보다 가장 가슴이 설레이고 뜁니다

이승연 2023-06-14 12:01:11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