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그 진실은
[덕암칼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그 진실은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06.15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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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다가오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인접국가이기도 하지만 최근 윤석열 정부가 한일 간에 펼쳐놓은 외교 문제와도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2011년 사고가 발생한 지 12년이나 지난 시점에 사찰단이 가본들 과연 얼마나 어디까지 알 수 있을까.

사찰단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일본 정부의 공개 과정과 일부 정치인들이 원전에 대해 어느 정도의 전문지식을 갖추고 갔는지도 살펴보아야 할 대목이다. 필자 또한 원전의 원자도 모르는 무식이기에 지금까지 국내·외에 공개된 정보를 파악하고 취합하여 국민들의 알권리에 일조하고자 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먹고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소한 내 나라의 해수환경과 어업권에 대한 현실, 그리고 내 후손들에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정도는 알고 가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에 현재까지 진행된 원전 오염수의 실체와 방류했을 때의 상황에 대해 아는 선에서 공개하고자 한다.

현장을 가보지 않았으나 살벌한 분위기임에는 틀림없다. 도쿄전력의 발표에 의하면 지난 8일 새벽 4시경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에서 이상 경보가 울렸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핵연료가 쌓여있는 격납용기 감시시스템에서 모니터 기계 오작동으로 사이렌이 울린 것인데, 원자로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원자로를 감시하는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것 자체가 문제다.

먼저 오염수의 실체에 대해 알아보면 대략 이러하다. 일본 정부는 1000여개의 저장 탱크에 보관하고 있는 오염수의 만재 시기가 올해 여름과 가을에서 내년 2∼6월께로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도쿄전력은 4월 25일 약 1030m 길이의 해저터널 굴착을 완료했다. 오염수는 이 해저터널을 거쳐 원전 앞 바다로 방류된다. 30년에 걸쳐 태평양에 방류하는데 후쿠시마 바다를 출발하면 거리상 가까운 대한민국으로 오는 게 아니라 해류의 흐름상 태평양 연안국인 미국, 캐나다 등을 거쳐 4~5년 뒤 우리나라 해역에 본격 유입된다.

10년 후에는 방사성 방출 측정 국제단위 수준의 삼중수소가 포함된 오염수가 한국 바다에 도달하는데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로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를 제외한 나머지 방사성 물질은 모두 기준치 아래로 떨어질 때까지 정화해 순차적으로 방출한다는 방침이다.

삼중수소는 대량의 해수로 희석해 일본 자체 기준치의 40분의 1 수준으로 농도를 낮춘다. 세계보건기구의 음료수 수질 가이드 기준으로는 6분의 1가량인데 이는 국내 해역 삼중수소 평균 농도의 10만분의 1 수준이다.

이 내용에 대해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지난 2월 삼중수소 확산 시뮬레이션을 수행한 결과 방류지점에서 10km 떨어진 후 삼중수소 농도는 지극히 평범한 민물의 농도와 같고 우리나라보다 오염수가 먼저 유입되는 미국은 규제기관들이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평가했다는 것이다.

때를 같이하여 충북대학교 약대 박모 교수가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지나치게 부풀려 공포심을 조장하고 있어 희석한 원전 오염수를 마시겠다는 글을 학계 게시판에 올렸다.

박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사람은 이미 그보다 높은 방사선량이 포함된 음식물을 매일 먹고 마시며 살고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로 처리하고 방류 농도로 희석하면 문제없기에 수산물 섭취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의 주장은 다르다. 생태계를 통해서 농축된 것을 먹는 것과 희석된 물을 마시는 것은 다른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과학자임을 내세워 일반 국민들을 기만하는 행위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최근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일본 후쿠시마를 직접 방문하며 안전성 이슈는 정치적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우리나라 시찰단은 오염수 처리 과정만 볼 수 있었지 원전 자체의 안전 문제에 대해선 볼 수 없었다.

한국 어민들도 두려워하고 있지만 일본 후쿠시마 현지 어민들이야 더 말할 나위도 없다. 그렇다면 무조건 벌벌 떨 게 아니라 문제가 있는 수산물이라면 절대 먹지 말아야 하고 그것이 아니라면 이상 없다는 확실한 증거라도 내놔야 하는 것이다.

삼중수소가 물고기 등의 생체 내로 들어가는 경우 탄수화물, 단백질 등 유기물질과 결합하면 유기결합삼중수소가 되는데 이 물질은 방사선 양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기간이 길어 신체에 더 오래 머무르고 피폭량은 2배 더 많다.

그러나 국제원자력기구는 오염수로 인한 방사선 피폭량은 미미하다며 삼중수소가 전부 OBT라고 가정해도 전체 피폭량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는다고 명시했고 국내 전문가 또한 전체 피폭량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어 무시할 만한 양이고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해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 산업자원 농수산팀에서도 옅어지는 방사성 농도를 고려하면 고등어, 갈치, 참조기 등 국내에서 잡히는 수산물이 받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선박 평형수에 대한 진실도 며느리 말과 시어머니 말이 전혀 다르다.

평형수는 선박 복원성 확보를 위해 선체 좌우에 싣는 바닷물인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인근 해수가 일본을 오가는 화물선들의 선박평형수로 주입된 뒤 국내항에 실려와 배출됐다는 것이다.

먼저 1차 언론보도에는 2017년 9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일본 후쿠시마현과 인근 5개현에서 주입된 평형수 519만 9935톤이 국내에 배출됐다는 것이며, 해양수산부 입장을 들어보면 이 또한 1차 발표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얼핏 들으면 오염수가 이미 국내 바다에 대량 풀린 것으로 인식되는데 519만t이라는 수치는 우리 관할 수역 밖에서 평형수를 교체한 뒤 국내에 입항한 선박들의 사례까지 모두 포함한 것이고 미 교체 평형수는 약 321만t정도로 추산되기에 원전 사고지역 인근 2개현에서 선박평형수를 교환하지 않고 국내 입항하여 배출한 선박은 37척에 배출량도 약 12만t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특히 2021년 8월부터 선박 평형수 미교환 선박은 배출을 금지하여 2022년 이후 배출된 사례는 없다고 했다. 그나마 37척 중 6척에 대한 표본조사 결과 우리나라 연안 해수의 방사능 농도와 유사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또한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이다. 문제는 오염수에 대한 인식이다. 제대로 알고 먹든가 말든가 해야 하는데 명확한 근거도 없이 너도나도 떠들어대니 지레 겁을 먹고 부산을 떠는 것이다.

아무리 문제가 없다하더라도 소비자의 인식이 어류보다 육류로 가면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직후엔 4000원 수준이던 20㎏ 소금 한 포가 7만원까지 거래됐었다. 인식의 견해 차이가 벌인 무형의 2차 재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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