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2023 후반기 다시 한번 뛰어보자
[덕암칼럼] 2023 후반기 다시 한번 뛰어보자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07.03 09: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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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br>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2023 계묘년 소띠해의 후반기가 시작됐다. 독자들은 새해 계획했던 일들을 얼마나 이루었는지 날짜대로 절반은 성공하였는지, 아니면 시작이 절반이라며 두 번만 시작하면 다 이룬 것으로 여기는 건 아닌지, 어떤 일이든 처음 계획이나 출발은 야심차고 화려하며 성공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어디 세상만사가 그리 호락호락하던가. 가령 담배를 끊는다거나 살을 뺀다거나 건강과 관련된 것도 있겠지만 집을 산다거나 차를 바꾼다거나 하는 경제적 결심도 있을 것이고 결혼이나 자녀 출산에 대한 계획도 있었을 것이다.

가장 흔하고 결과를 뻔히 알면서도 불을 보고 뛰어드는 경우가 있으니 바로 자영업이다. 성공 확률은 거의 희박하다 해도 과언이 아닌 직종에 끊임없이 불나비처럼 다른 나비들이 날아들다 타는 걸 보면서도 경험도 없이 무모한 시도를 한다.

처음 출발할 때 망할 줄 알고 시작하는 사람은 없지만 장사라는 건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일진대 돈 많았으면 장사할리 없고 없는 사람이 먹고 살고 때로는 부자가 되려는 꿈을 안고 시작할 때는 무리하게 남의 돈을 빌리거나 쥐꼬리만한 퇴직금을 쏟아 부어 출발한다.

자영업의 성공 확률이나 유지율은 필자가 글을 통해 수 차례 전달한 만큼 일단락하고, 막상 개업해 봐야 현실을 파악하게 된다. 그래서인가 공무원이나 대기업 퇴직자들의 눈먼 돈은 먼저 갖는 게 임자라는 말도 있다. 물론 가뭄에 콩나듯 성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버텨봐야 1년 미만이다.

오늘 필자가 어필하고자 하는 것은 새출발하는 분들에게 초를 치거나 기를 죽이자는 게 아니라 현실을 꼼꼼히 파악하여 실패를 줄이라는 측면에서 강조하는 것이다. 막상 잘못되면 어디 당사자 한 몸만 망가지는 게 아니라 죄 없는 가족들 특히 배우자 입장에서는 가장의 위신이나 체면은 물론 남은 생을 뭘로 먹고 살지가 대략 난감해지기 때문이다.

앞서 거론했듯 필자가 약 30가지 이상의 자영업을 경험해 본 결과 온갖 정성을 바치면 성공은 몰라도 겨우 밥은 먹고산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그렇게 해도 살기 어려운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 1년, 5년, 10년 전을 참고로 다가올 날들을 견주어 보면 점점 비좁고 험난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으니 어찌하면 좋을지 안타까움이 크다.

그렇다면 대안이 없을까. 대안은 지천에 널려있다. 사람을 못 구하는 제조업의 현장도, 농어촌 생산 현장도 마찬가지고 모든 업종이 일손을 못 구해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비록 물가가 임금을 타넘고 안 하던 험한 일을 하려니 엄두가 나지 않겠지만 그래도 살아야지 어쩔 것인가.

최근 언론에서 보도하는 내용을 인용하자면 아무리 벌어도 갚을 빚을 변제 못하는 인구가 300만명 이라고 하고 포퓰리즘 정책에 길들여져 온갖 수당이나 근로자 중심의 사탕발림에 입맛을 들이다 보니 근로의욕 상실은 이미 선을 넘은 상황이다.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고 했던가. 빚내서 자영업 판 벌이기는 쉬워도 폐업을 해보면 비싼 시설물들은 건물 주인의 원상복구에 외려 폐기물 처리비와 철거비만 더 들어가고 길바닥에 버린 홍보비와 그만 둔 직원의 신고로 고용노동부의 소환명령은 한 치의 양보도 없다.

대출상환 기간이 임박하여 빚이 빚을 낳는 악순환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고 친구, 친척, 제3금융권에 손 벌려 봐야 도와줄리 만무하다. 이제 6월까지 전반전은 종지부를 찍고 7월부터 후반전에 전열을 가다듬어 다시 출발해 보는 용기와 의지가 중요하다.

흔히 인터넷에 떠도는 좋은 말들 중 위기는 기회라느니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고금리라도 좋으니 대출해 주는 곳이 절실하며 생색만 내고 빌려주지 않는 지인보다는 소액이라도 손에 쥐여주며 격려해 주는 이가 진정한 친구고 이웃이다. 이제 만기가 임박한 300만 명의 채무자들이 가야할 곳, 정확히 말해 피하지 못할 곳은 갇친 현실이다.

가수 나훈아가 부른 테스형의 노래 가사 중 한 소절을 들어보면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라는 문구가 있다. 이미 제도권 내에 진입한 공무원이나 대기업, 그 그늘 밑에 협력업체라도 꾸려가는 인맥의 테두리 안에 있는 사람들은 이 글이 전혀 안중에도 없겠지만 이미 그늘진 범위 안에 들었거나 들어설 예상 안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적잖은 공감이 갈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물질적 어려움은 산 사람 입에 거미줄 치지 않겠지만 무너진 인륜과 실종된 양심은 어찌 회복할 것인가. 남녀가 평등이라는 명분으로 구분이 없어지고 처음 새해 초심은 한 여름 폭염에 녹아 그냥저냥 가을날 단풍이 붉어져야 한 해의 저물어 감을 체감하게 된다. 인류가 사는 세상, 특히 한반도에는 전쟁만 아니면 나름 살아갈 수 있는데 지금같은 추세라면 차라리 전쟁 나는 것이 항구적인 생존의 길일 수 있다.

채무 변제의 한계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느니 빚 탕감과 생존비용을 동시에 지급하도록 다시 장갑을 끼고 장화를 신고 외국인근로자들의 자리를 회수하는 것이 나을 것이며 충분히 가임환경에 처해진 여성들이 무출산을 외칠 경우 패널티를 강하게 먹이고 산모에게 특별한 대우를 해주는 것이 전쟁 나서 수 백 만명 사망하는 것보다 멸종의 길을 막는 길이다.

지금처럼 모두 손 놓고 놀고먹거나 무출산으로 대를 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세상이라면 천천히 더운물에 삶겨 죽는 개구리처럼 대한민국은 2050년쯤 인구의 절반이 늙고 남은 절반이 놀고 남은 절반이 공무원이며 남은 절반이 죽어라 일해야 겨우 버티는 세상이 될 것이다.

뻔히 예상되는 우리의 미래를 다시 한번 정신 가다듬고 현주소를 짚어본다면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정치인이 당선 초기에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결심이 무너지듯 2023년 새해 결심은 제대로 지켜졌는지 되돌아보자.

혹여 작심삼일이 아니라 6개월이 되었다면 새출발 하는 마음으로 7월부터 다시 운동화 끈을 고쳐 매보자. 포기한 살빼기였다면 끊지 못한 담배였다면 지난 일은 덮고 다시 시작해 보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의 주인이 되는 비결이다. 일어나 다시 한번 시작해 보는 2023년 후반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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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연 2023-07-03 13:44:59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