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누군가의 통곡 누군가의 해방
[덕암칼럼] 누군가의 통곡 누군가의 해방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08.11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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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지금으로부터 약 78년 전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 60kg의 우라늄 235가 담긴 포신형 핵분열 무기 ‘리틀 보이’는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됐다.

고도 9,470m 상공에서 43초 동안 낙하해 도시 위 580m 상공에서 폭파됐다. 이날은 일본에는 슬픈 날이었지만 조선은 광복의 기쁨을 얻게 되는 희비가 엇갈렸다. 보통 사람 체중 정도의 포탄 한 발이 일본 히로시마에 남긴 위력은 인류역사상 가장 처참한 결과를 가져왔다.

원폭을 날린 미국 입장에서는 전쟁의 종말을 보기 위한 선택이었고 3일 뒤인 9일에는 일본 나가사키에 또 한 발의 원자폭탄이 투하되면서 사실상 일본은 전범국가로 전락한 셈이다.

두 발의 원폭으로 일본 군인과 일본 국민만이 피해를 본 게 아니라 죄 없이 끌려갔던 조선인들도 같은 피해를 보았으며 지금도 그 피해에 대한 보상 문제는 언급조차 된 바 없다.

이미 원자폭탄 두 개를 떨어트리기 전까지 6개월간 미국은 일본인들이 거주하는 도시 67곳을 대대적으로 공습했다. 끝까지 버티던 일본이 결국 손을 들게 된 것은 당시 일본군 제2사령부이면서 통신센터이자 병참기지였던 히로시마가 일본의 군사상으로 중요한 근거지였기 때문이다.

원자폭탄 투하 직후 히로시마에서는 90,000명~166,000명, 나가사키에서는 60,000명~80,000명 정도가 사망했다. 8월 15일 일본은 무조건 항복을 선언했고 9월 2일 항복 문서에 서명하면서 태평양전쟁과 제2차 세계대전은 막을 내렸다.

이 항복으로 조선을 비롯한 아시아의 일본 식민지들은 자동적으로 독립하게 됐다. 앞서 미국은 1945년 7월 16일 뉴멕시코주 앨라모고도에서 시험을 마쳤고 10일 뒤인 포츠담 선언을 발표하면서 핵폭탄 투하의 명분을 쌓은 셈이다.

히로시마를 폭격한 후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은 일본이 항복하지 않을 시 원자 폭탄 투하는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당시 일본 안에서는 본토 결전 주장과 항복이라는 대립이 맞서는 사이 결국 두 번째 원자 폭탄의 투하가 결정된 것이다.

일본에 투하할 원자폭탄은 총 15발이 준비했으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해서 2발만 사용된 것이다. 이후 4만여 명의 미군이 히로시마를 점령했고 2만 7천 명이 나가사키를 점령했다.

원폭 투하후 1950년까지 피폭으로 인한 암과 같은 장기질환 때문에 사망한 사람들까지 합하면 약 200,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한국인 사망자는 3만 명에 달했다. 그중에 조선 왕자 중 한 명인 이우.

그는 히로시마에서 일본군 중좌로 복무 중 원자폭탄에 의해 피폭된 후 다음 날 8월 7일 사망했다. 반면 원폭에도 붕괴하지 않은 곳은 콘크리트 건물 지하에 대피한 사람들이었다. 이쯤에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의 제원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북한이 시도 때도 없이 쏴대는 탄도미사일과 비교해 보면 얼마나 큰 악마의 전령사들이 한반도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특히 지난 7·27전승일 행사에서 선보인 신형 미사일과 무인항공기 등은 남한 상공을 지나갈 때마다 무슨 짓을 하고 갔는지 국방 안보의 긴장이 더욱 요원한 시점이다.

이런 북한과 우호적인 이란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현존하는 모든 방공망을 무력화할 수 있고, 이 미사일을 방어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려면 최소 10년은 걸린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의 5배 이상에 해당하는 속도로 비행해 세계 어느 곳이든 1~2시간 이내에 타격할 수 있고 핵 탑재도 가능하다.

현재까지 미국, 러시아, 중국, 북한 등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 배치했거나 개발 중이다. 현재 우크라이나와 교전 중인 러시아가 보유한 RS-28 사르마트 미사일은 전세계에서 가강 강력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길이 35.3m, 직경 3m, 무게 208t, 최대속도 마하 20, 최대 사거리 1만8,000㎞, 메가톤급 핵탄두를 15개까지 탑재할 수 있는 다탄두 미사일이다. 핵탄두의 위력은 앞서 거론한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2,000배다.

RS-28 사르마트 미사일 1기로 프랑스 또는 미국 텍사스주를 초토화시킬 수 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RS-28 사르마트 미사일을 올해 안에 실전 배치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가 2010년 체결한 핵통제협정 ‘뉴스타트’의 내용은 핵무기 감축이다.

2026년 2월까지 유효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추가 연장 협상이 답보 상태다. 핵군축 시대에서 다시 핵경쟁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적의 적은 동지라 했던가. 외형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같지만 양국의 뒷배에는 미국을 비롯한 대한민국까지 거들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과 적대시 관계를 설정하고 있는 중국과 북한이 뒷배가 될 수 있는 대리전 양상이다. 언제 확전될 지 모르는 국제사회의 흐름 속에 한국은 핵무기 한 발도 없이 가장 천하태평이다.

중국의 병법서 삼십육계를 보면 승전계, 적전계, 공전계, 혼전계, 병전계, 패전계로 나뉘는데 각 계마다 6계로 세분화 되어 있다. 그중 마지막 패전계의 6계인 36계를 보면 주위상계(走爲上計), 도망치는 것도 뛰어난 전략이라고 적혀있다.

어차피 강대국과 경쟁할 자신이 없으면 대피장소나 장비라도 제대로 챙겨두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가 수년 전 국내 방공호와 방독면 실태, 비상식량과 관련된 예산을 취재했는데 한마디로 엉망진창 개판 오 분 전이었다.

구멍 숭숭 뚫린 방독면에 사용 연한도 수 년이나 지난 것은 물론 식수 공급과 비상전기시설도 녹슬고 망가져 일단 유사시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믿어지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행정복지센터나 민방위 담당자와 장비 관리실태를 확인해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그 많은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지하상가 등 지하라는 글자만 들어가면 방공호로 명시되어 있다. 바깥에는 핵무기나 화학전, 생물학전, 방사능전으로 숨만 쉬면 사망하는 독가스가 퍼진 상태인데 물도 전기도 없는 지하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차라리 예산을 편성하지 말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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