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끊임없는 당파싸움 백성은 뒷전
[덕암칼럼] 끊임없는 당파싸움 백성은 뒷전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09.2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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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당파싸움은 이미 오래된 역사가 그걸 증명하고 있으면서도 말로는 백성이 바다요 임금은 배라고 한다.

시대가 변해 군주정치가 선출직 대통령으로 바뀌었어도 여전히 권력을 향한 해바라기 관료들의 샅바싸움은 그칠 줄 모른 채 진실보다는 현실을, 옳고 그름 보다는 힘의 논리로 여의도 분위기가 여전히 냉랭하다.

여야는 오늘 본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을 먼저 표결에 부친 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을 진행하게 된다. 이들 안건은 국회 본회의에 보고가 완료됨에 따라 21일 표결을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과 한 총리 해임건의안은 본회의에서 무기명으로 표결된다. 당초 정치권에선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을 먼저 표결한 후 한 총리 해임건의안을 표결에 부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여야 원내대표 간 논의 끝에 이같이 정리됐다.

이와 관련해 여당에서는 소속 의원들에게 빠짐없이 참석하여 표결에 함께 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 표가 아쉬운 표 싸움이다. 정기 국회를 앞두고 야당의 내부 사정, 야당 대표 관련 문제들로 인해 국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 대해 국민적 우려가 심각하다는 전언이다.

여당 입장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이나 기타 국정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반면 야당에서는 전반적인 면에서 부정적인 반응이다. 핵심내용인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국회에 보고돼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입장인 반면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결의안은 정치적 공세로 여기는 분위기다.

반면 야당에서는 검사탄핵소추안을 보고했고 그 사유에 대해 수사하는 입장에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여당의 입장이다. 특히 최근 임명된 국방장관과 여성가족부 장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에 대한 인사 청문회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든 촉각은 이재명 대표의 단식에 쏠려있다. 병상 단식중인 이재명 대표가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국회 표결과 관련해 이번 체포동의안의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 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검사 약 60명 등 수사인력 수 백 명을 동원해 2년이 넘도록 주변을 300번 넘게 압수수색 하는 등 자신을 탈탈 털었으나 나온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가 공식적으로 밝힌 바에 의하면 원천적인 무죄주장이다.

이 대표는 “검찰이 주장하는 백현동 배임죄는, 자유시장 경제 질서를 천명한 헌법에 반한다. 돈 벌면 제3자 뇌물죄, 돈 안 벌면 배임죄"라며 “검찰이 수사가 아니라 정치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권의 부당한 국가권력 남용과 정치검찰의 정치공작에 제대로 맞서지 못하고 저들의 꼼수에 놀아나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여당에서는 정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 대표를 전형적인 토착형 권력비리라며 불체포 특권 포기 약속을 꼭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 동의안 내용과는 달리 한덕수 총리 해임건의안은 총리가 장관을 잘 추천하지 못했고 제대로 총괄하지 못해 총리를 비롯한 내각을 전면 쇄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의 다수결 안전선 확보에 따라 한 총리 해임건의안은 국회에서 처음으로 가결될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그렇더라도 대통령이 거부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재명 대표, 한덕수 국무총리 모두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간의 대표적인 표적이 되어 누가 옳고 그르냐 보다는 표결의 단두대에 목을 내놓아야 할 처지에 내몰린 셈이다. 대정부질문을 하든 인사청문회를 하든 그동안 국민의 선출직인 국회의원들과 임명권자가 인선작업을 거쳐 뽑은 국무위원들의 대립각을 보면 온통 날선 분위기다.

어디 한군데서도 둥글거나 원만한 협치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야만 할까. 그래야 국민들이 멋있게 보고 대단하게 알아줄까. 지금처럼 헐뜯고 싸운 역사는 그동안 한민족의 암흑기 때마다 흥행했었다.

남한산성에 몽골군의 포탄이 빗발치듯 쏟아지는 가운에서도 양파로 갈린 채 서로 자신들만 옳다고 했다. 조선왕조 오백년을 돌아보면 태평성대를 이룬 적이 어쩌다 한두 번 있었는데 백성들의 편안함을 바라는 수준은 그리 대단한 게 아니었다.

그저 삼시세끼 밥 먹는 걱정 없고 자리 뻗고 누워 잘 곳만 있으면 된다 했는데 엊그제도 40대 여성이 어린 아들만 남겨둔 채 먹을 게 없어서 목숨을 잃었고 잠잘 곳을 찾지 못한 수많은 무주택 서민들은 여전히 뼈대 없이 위험한 순살 아파트조차 사지 못해 꿈만 꾸고 있다.

명색이 야당 대표가 끼니를 거른 채 윤석열 정권의 전원 사퇴를 요구하고 병실에 누워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전 정부의 수장이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서울로 상경해 이 대표의 단식을 만류하며 건강을 당부했다.

한 사람의 단식에 온 나라가 혼란의 도가니로 빠져들고 있다. 한동훈 장관은 사법의 존엄성을 거론하며 과거에 정치인들이 단식할 때는 그 목표와 이유가 명확하게 설명되었는데 이번 단식은 그 목적이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처음 단식을 시작할 때는 없었던 총리 해임, 내각 총사퇴, 탄핵 등 무작위의 이슈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들은 단식의 목적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을 것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모든 국민들이 공감했듯 피의자가 단식으로 자해하는 것이 법적 시스템을 중지시키는 전례를 만들었다면 앞으로 잡범들도 같은 방식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번 탄핵 또한 야당에서 이재명 대표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만만한 탄핵 대상을 물색하는 것이 현재 상황이라며 이재명 대표의 비리를 덮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이제 단식 20일을 넘기면서 검찰의 잣대에 이 대표의 건강이 참고 될지 말지는 두고 볼 일이다. 몇 명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린 아들을 먹이지 못하고 국민이 굶어 목숨을 잃었다. 한쪽에서는 못 먹고 한쪽에서는 안 먹고 있다. 국민이 먼저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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