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공해 없는 산업은 관광
[덕암칼럼] 공해 없는 산업은 관광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09.2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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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전세계적으로 멋진 자연경관이나 인류가 창조해 낸 위대한 건축물은 볼거리로 이어진다.

보려면 현장을 가야하고 가면 먹고 자야 하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피하지 못할 경비를 지출해야 하는데 그러한 과정에 기념품이나 기타 쇼핑이 병행된다면 그때부터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축제나 파티, 기타 이벤트를 경험해 볼 수 있는데 이를 통틀어 관광이라 한다.

관광으로 인한 국가별 수입 지출을 산술적으로 통계를 낸 것이 관광수지이다. 내국인들이 외국으로 출국해서 쓰는 돈보다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하여 쓰는 돈이 많다면 관광흑자고 적다면 적자다.

관광수지 흑자를 내려면 홍보를 많이 해야 하고 한번 왔던 외국인들이 입소문을 타고 더 많이 온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지만 반대로 어렵사리 찾아온 외국인들에게 터무니 없는 바가지를 씌우고 푸대접으로 나쁜 기억만 심어 준다면 이는 처음부터 안 하느니만 못한 것이 된다.

우리나라는 과거부터 손님에 대한 대접이 융숭했다. 식구들은 밥을 못 먹어도 손님은 먹여서 보냈고 비록 가난했더라도 집안은 항상 깨끗하게 정돈하여 사랑방을 늘 비워두었다. 관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국내와 국외로 구분되는데, 관광업계에서는 내방외국인을 ‘인도어’ 출국하는 내국인을 ‘아웃도어’라 한다. 인천국제공항은 요즘처럼 추석 명절을 앞두면 북새통이다. 사실 국내도 다 돌아보지 못한 사람들이 외국 여행의 러시를 타고 너도나도 캐리어를 끌고 선글라스를 낀 채 출국심사 대기 줄에 길게 줄서는 풍경이 이제는 조금도 어색하지 않다.

필자는 굳이 해외여행을 가지 말라고 주장하지는 않지만 나름 유럽과 미국, 동남아시아를 둘러본 경험을 비춰볼 때 사람 사는 모습이 대동소이 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반대로 국내를 돌아보면 사계절 그 모습이 모두 달라보이고 또 봐도 끝이 없고 보는 사람의 연륜에 따라 각인되는 자연의 자태도 모두 다르다.

가능하다면 국내 여행으로 충분히 내 나라 국토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어떨까. 필자가 종합병원과 의료아카데미를 설립하여 매월 한번씩 전국의 명산을 다니거나 여름이면 래프팅, 가을은 단풍, 겨울은 설산을 수년간 헤집고 다닌 결과 평생을 돌아봐도 다 볼 수 없는 게 한국의 자연이었다.

이제 외국의 유명 관광지를 배경으로 폼 나게 사진 찍어서 카톡의 대문 사진이나 페이스북에 자랑스럽게 올리면 촌스러운 사람이 되는 시대가 됐다. 일반적으로 먹고 마시는 흥미 위주의 관광보다는 역사적인 유적지, 기념비적인 축제 참가 등 나름 의미를 두고 떠나는 여행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약 10년 전 2013년 가을. 제주와 부산, 경주 일색이던 학생들의 수학여행의 방향을 강원, 충청, 경북을 잇는 코레일의 오트레인(O-train)상품을 개발해 새로운 관광시장을 추진했었다.

이른바 동녘관광이라는 이스트 투어를 상호로 시작한 관광사업은 서울·경기 학생들을 유학의 원천이었던 영주 선비촌과 에너지산업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폐광지역,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동해안까지 포함된 코스였다.

상품 개발이 끝나고 2014년 3월 팸투어만 통과하면 4월부터는 첫 출발을 할 수 있었던 고교생들 수학여행의 새로운 시도가 테이프를 끊기 직전 4·16 세월호 참사가 터지면서 모두 물거품이 됐다.

이제 2024년 3월이면 다시 시도하는 동녘관광은 교육계와 여행업계가 수십 년 동안 지켜왔던 룰을 깨는 것부터 다시 시작된다. 학생들의 소중한 추억이 가득해야할 수학여행이 일부 교육관계자나 여행업계의 짭짤한 수익구조의 통로가 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필자가 경험한 관광의 성공과 실패는 단순하다. 관광의 성공요소는 아름다운 경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푸근한 정이 담긴 배려다. 사람의 본능은 단순하다.

볼만하고 맛있고 행복한 곳이면 오지 말래도 오는 것이며 반대로 제 아무리 지자체나 정부에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온갖 조형물과 둘레길을 조성해도 불결하고 불편하고 불만족하면 한번은 몰라서 오겠지만 두 번 다시 오지 않게 되는 것이다. 가령 서울·경기에서 가장 가깝고도 볼만한 섬은 영흥도다.

경기도 시흥에서 시화방조제를 지나 대부도와 선제도를 건너면 영흥화력발전소가 있는 영흥도를 만날 수 있다.

필자 또한 영흥면 면민으로 거주하면서 체감한 것은 연간 400만 명이 온다는 관광지가 도로는 편도 1차선이고 주말이면 정체로 인해 30분 걸릴 거리를 3시간 이상 정체로 시달리고 어쩌다 식사라도 하려면 봉 잡은 것처럼 식대가 비싸다 보니 두 번은 찾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곳곳에 쓰레기는 물론이고 야간이면 마땅히 갈곳도 없는 영흥도, 한번 심어진 부정적 이미지를 다시 개선하는데는 몇 배의 노력과 희석용 장점이 필요한지 겪어봐야 안다. 이를 해외여행으로 적용하자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면서부터 다시 출국할 때까지 모든 국민이 여행사 직원이어야 한다.

무조건 설설 기는 굴욕적 자세를 취하자는 게 아니라 내 나라를 보겠다고 찾아온 손님이다. 금전적 측면에서 바가지를 씌우지 말아야 하고 심리적 측면에서 최선을 다해 친절해야 한다.

그리고 보여줄 수 있는 게 있다면 상대방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주고 일상의 소소한 배려가 병행된다면 더 없는 관광흑자 요소가 될 것이다. 전 세계 어느 국가든 사람 사는 모습은 다 비슷하다.

가장 쉽게 이해하려면 우리가 외국으로 여행 갔을 때 어떤 대접을 받으면 좋을지를 감안하여 상대적 입장에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하면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국토도 좁고 자원도 없으며 그리 내세울만한 유적이나 엄청난 규모의 자연경관도 없다.

그저 아기자기하고 올망졸망한 사찰이나 쇼핑센터, 서울 광화문과 화려한 불빛의 서울야경이 전부다. 하지만 큰 돈 안 들이고 외국인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예상보다 가까이에 있다.

시골마을 마당 한 가운에 멍석을 깔고 온갖 나물에 고추장 비벼 함께 먹어 보면 되는 것이고, 요즘처럼 보름달이 밝은 날 함께 소원도 빌고 송편도 빚게 권해보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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