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남의 일이 아니다
[덕암칼럼] 남의 일이 아니다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3.10.16 08: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지구촌 곳곳이 자연재해로 몸살을 앓고 전쟁의 포화 속에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최근 10년 전까지 어느 정도 조용했던 평화적 분위기가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악령처럼 인류의 존립 환경을 옥죄어 오고 있음을 모든 국가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인류의 욕심으로 지구온난화가 가중됐고 그로 인해 산불, 지진 등 자연으로부터 적색 경고등이 켜졌음에도 이를 간과하고 여전히 탄소배출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냉전종식의 흐름이 수명을 다했는지 러시아를 중심으로 체첸 공화국과 주변 국가들이 전쟁의 공포 속에 점차 제3차 세계대전의 서막이 오르고 있다.

그 동안 세계대전은 항상 사소한 사건들이 불거져 일이 커진 것이지 처음부터 전면전이 벌어진 것은 아니었다. 중동의 포화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고 시리아를 비롯한 필리핀 내전까지 폭동, 테러 등 간접적인 전쟁부터 최근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을 보면 양쪽 패거리들이 도열해 있고 앞장 선 양국의 싸움은 사실상 대리전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면전 또한 대리전 양상이다. 이미 우리나라도 미국과 함께 이스라엘 편에 서 있고 이란을 비롯한 상대편도 서서히 편을 드는 국가들이 줄을 서고 있다.

처음 한 달이면 끝내겠다는 푸틴의 큰소리와는 달리 이미 1년 반째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면전은 인명과 물자, 국가 기간시설까지 대대적인 소모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제 어느 한쪽도 물러설 수 없는 끝장을 봐야하는 상황이 됐다.

이스라엘 또한 마찬가지다. 소위 열이 받을대로 받아서 이제는 이성보다는 감정이 개입됐고 양국의 치열한 공방 속에 200만 명이 넘는 가자지구 사람들은 살아있는 생지옥을 맛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월 7일 서울 여의도 한강변에서는 대대적인 불꽃놀이가 개최됐다. 오후 7시 30분부터 1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수천발의 불꽃들이 밤하늘을 수놓았다.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감탄을 금치 못했고 같은 시각 지구촌 반대편에 있는 이스라엘에서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가 로켓포 공격을 개시했다.

같은 불꽃이라도 한 쪽은 환호성을 다른 한쪽은 비명을 질렀다. 가자지구는 지중해 연안에 위치하며 인구밀도가 매우 높다. 영토분쟁의 핵심지역으로 손꼽히는 가자지구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버티고 있는 인구들이 이번 전쟁으로 아비규환이나 다름없는 처지가 됐다.

시대가 변했다. 이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나라는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과거처럼 유엔군이나 연합군이 형성되어 타국의 전쟁에 자국의 군인을 파병하는 미덕은 사리진지 오래다.

대신 물자나 무기를 지원하는 대리전 양상인데 국제적으로 망신을 떨고 있는 러시아가 장기화된 전쟁을 끝내려고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미국 또한 나몰라라 할 수 없는 것이고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최악으로 치닫게 된다.

그렇게 러시아가 최악의 수를 둬서 이겼다 치면 중국 또한 대만을 그런 식으로 삼킬 것이고 이를 보고 북한도 남한에 내전을 부추긴다면 지금처럼 여야로 나뉘고 보수·진보로 나뉜 대한민국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같은 국민들 간에 폭동이나 내전으로 확산될 수도 있는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승리한 야당, 이에 패배의 원인으로 해석하던 여당이 어떤 식으로 정계 구도를 이끌고 나갈지 의문이다. 국민들은 그저 삼시세끼 잘 먹고 다리 뻗고 잘 수 있는 집 걱정만 없어도 살 수 있다.

어쩌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자살율과 최저 출산율에 이어 국민이 권력의 하수인이 되어 각기 다른 이념으로 집회시위를 벌이는지 가관이다. 지난 12일 미국 핵 추진 니미츠급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이 부산에 입항했다.

미군의 대표적 전략자산인 핵추진 항모의 기항과 관련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억지를 위한 미국의 의지는 확고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한 행보다. 불과 한 달 전인 9월 10일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푸틴으로부터 국빈대우를 받은 것은 단순한 방문을 넘어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 운운하는 연기를 피웠다.

사실이든 아니든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이 북한으로 넘어가면 미국에 대한 위협도 또한 높아지겠지만 여차하면 남침의 재현에 대해 미국이 손 놓고 방관할 수밖에 없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세계적 흐름이 자국의 안전 위주로 국정을 운영하는 분위기다. 대한민국의 내부적 갈등과 외부적 전쟁이 동시에 벌어진다면 도와줄 이웃나라는 없다고 봐야한다. 핵무기나 기타 첨단 군사무기들의 역할은 공격도 있겠지만 방어차원에서 국방비가 투입되는 것이다.

누가 얼마나 더 강하고 빠른 무기를 소유하느냐에 따라 해당 국가의 국방력이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볼 때 대한민국의 안전은 누구에게 의탁하거나 기댈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강해져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정신자세가 중요하다. 지금 진보니 보수니 갈라치기해서 총선의 승리니 하며 따질 때가 아니다. 국민들 또한 놀고 먹게 해주겠다는 정치권의 꾐에 빠져 늘어져 있을 때가 아니다.

우리가 넋 놓고 복지에 길들여져 있을 때,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일자리를 내주고 선진국이 된 것처럼 착각하고 있을 때, 대한민국은 절대로 전쟁이 안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을 때, 남의 일이 아님을 알게 된다면 그때는 너무 늦게 된다.

불과 70년 전 포성이 멎은 나라다. 73년 전 한반도에 전쟁이 벌어져 300만 명이나 죽어나갈 때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는 축구응원으로 환호성을 지르던 시간이었다. 마치 가자지구에 로켓포탄의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을 때 서울 여의도 한강변에 불꽃놀이로 행복한 것과 마찬가지다.

절대 그래서는 안 되겠지만, 이 땅에 다시 포성이 시작된다면 과거처럼 백병전에 돌격 앞으로 하는 시대가 아니다. 푸틴 형, 시진핑 형 가만 계셔. 그리고 바이든도 끼어 들지 마셔. 기시다는 구경 만해.

큰 형님들 다 막아놓고 몽둥이 들면 그 때도 선제공격이니 전면전이니 할 것인가. 말려줄 국가도 막아주거나 도와줄 국가도 없는 겻이 현실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