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군, ‘1인 견적 수의계약’ 특정업체 일감 몰아주기 ‘만연’
가평군, ‘1인 견적 수의계약’ 특정업체 일감 몰아주기 ‘만연’
  • 황지선 기자 akzl0717@naver.com
  • 승인 2023.11.2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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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인경비시스템 유지 보수관리 용역 10여 년간 ‘특정업체’와 수의계약 반복
- 총 15여억 원대 공공사업 ‘쪼개기 수법?’…‘토착비리·이권 카르텔’ 의혹 뒷받침
가평군, ‘1인 견적 수의계약’ 특정업체 일감 몰아주기 ‘만연’-가평군청 내에 설치된 cctv모습

[가평=황지선기자] 가평군이 본청을 비롯한 관내 읍·면사무소 등 공공기관의 무인경비시스템 유지 보수관리 용역과 관련 특정업체 ‘일감 몰아주기 특혜’ 의혹이 제기되면서 입찰 사각지대에 놓인 ‘수의계약’에 대한 계약법령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군과 주민 등에 따르면, 가평군 관공서의 시설관리를 위한 무인경비시스템(CCTV)의 유지 보수관리 용역업체인 A경비·보안업체가 10여 년째 약 170여 곳에 이르는 관내 공공기관과 연간 총사업비 15억여 원에 이르는 용역사업을 수의계약을 통해 독과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의계약은 행정안전부 계약법령에 따라 연 2천만 원 이하(여성 기업과 장애인 단체는 5천만 원 이하)의 예산 소요사업에는 경쟁 또는 공개입찰 공고 없이 계약 주체인 관공서가 단독으로 1인 견적 계약을 체결할 수 있어 담합 내지는 특혜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실제 본보의 현장 취재에 따르면 가평군청은 경비·보안 전문 업체인 A사와 본청을 비롯한 각 읍·면사무소 등 관공서에 설치된 무인경비 시스템의 유지 보수관리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타 동종업체와의 비교 견적 없이 10여 년간 독점으로 수의계약을 맺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본청을 비롯한 약 170여 곳의 공공기관이 각 사업소별로 업체를 개별 선정해 수의계약 용역을 체결하다 보니 각 기관의 설치 장소만 다를 뿐 설치 목적은 동일해 실제 공개경쟁입찰을 해야 하는 15억 원대의 공공사업을 분리 발주(일명 쪼개기 수법)라는 편법을 통해 특정업체인 A사에게 특혜를 제공한 ‘토착비리 또는 이권 카르텔’이라는 의혹도 일고 있다.

또한 관계 공무원들이 계약법령에 지자체 관공서의 시설물 관리를 위한 수의계약 체결 시, 타 견적 의무조항 및 경쟁 입찰 없이 1인 견적 계약이 가능하다는 법 조항을 악용(?)해, 가평 관내의 경비·보안업체에 대한 현황 파악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적폐 청산되어야 할 ‘무사안일 탁상행정’의 관행과 구태(舊態)를 답습하고 있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가평군, ‘1인 견적 수의계약’ 특정업체 일감 몰아주기 ‘만연’-가평군청
가평군, ‘1인 견적 수의계약’ 특정업체 일감 몰아주기 ‘만연’-가평군청

이와 관련, 가평군청 담당부서장은 ‘무인경비시스템 유지 보수관리’ 수의계약에 대해 “본청 내의 실·과·소는 회계과에서 담당하고 있지만, 나머지 읍·면사무소와 농업기술센터, 보건소 등의 본청 외 사업소에서는 각각의 시설물 관리를 위해 업체를 개별적으로 선정, 본청에 예산 견적 품위를 올리면 회계과에서 검토 후 해당 업체와의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사와의 단독 계약 배경과 관련해 “1인 견적 수의계약에 대해서는 타 견적 필요 없이 얼마든지 1인 계약이 가능하다”고 말하면서 “과거 가평에서 활동하던 K사는 영업실적이 저조해 자진 철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가평군 관내에는 독과점 계약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A사 외에도 무인경비시스템 유지 보수관리 업무를 수행할 충분한 경험과 능력을 갖춘 또 다른 경비·보안업체인 S사의 가평 총괄 대리점과 또 다른 업체가 영업 중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담당부서장의 해명은 군민들에게 공감 설득력을 잃고 있다.

지역주민 J씨(가평읍)는 “군청 등 관공서에서 비교견적 없이 오랜 기간 특정업체와 독점계약을 맺다 보니 몇 안 되는 민간 업체에 의존하던 타 업체는 당연히 경쟁력을 잃고 떠날 수밖에 없는 모순된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적으로 1인 견적이 가능한 수의계약도 군민의 세금으로 지급되는 만큼 경쟁업체에게도 공정한 기회를 주는 것이 민주적인 투명행정 아니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설명- 가평군이 A업체와 무인경비시스템 유지보수 관리 용역에 대해 수의계약을 체결한 내역이 담긴 자료 중 일부. 담당부서장의 답변과 달리 춘천지사와 계약한 내용도 기록되어 있다.[사진 황지선 기자]
사진설명- 가평군이 A업체와 무인경비시스템 유지보수 관리 용역에 대해 수의계약을 체결한 내역이 담긴 자료 중 일부. 담당부서장의 답변과 달리 춘천지사와 계약한 내용도 기록되어 있다.(사진=황지선기자)

가평군청 계약 관계자는 “A사와의 무인경비시스템 유지보수관리 수의계약은 A사가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투자한 고가의 무인경비시스템 설치비용에 대해 감가상각비를 메울 수 있도록 기회를 좀 더 준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라며 “만약 타 경비보안업체의 관리 시스템이 A사 시스템과 호환이 된다면 비교 견적을 통한 경쟁의 기회를 줄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글로벌 시대 무한 경쟁 사회에 접어든 요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마인드를 통한 적극적 영업활동이라 생각된다. A사 외에 그 어떤 업체라도 군청을 방문해 영업 제안서를 제출한다면 적극 검토해 이번 일과 같은 특혜 의혹이 제기되지 않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가평특별군’이 될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의계약이란 매매, 대차, 도급 등을 계약할 때 경매, 입찰 등의 방법에 의하지 않고 적당한 상대방을 임의로 선택하여 맺는 계약을 이르는 말로 경쟁계약에 대립되는 개념이다. 

수의계약으로 진행할 경우 경쟁하는 상대방이 없어 공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계약과 관련하여 비리가 발생할 소지가 많고, 공공기관이 수의계약을 진행할 경우 특혜 시비가 발생할 수 있어 반드시 각 지자체에서는 타 견적을 받고 계약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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