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구르는 자전거는 멈추지 않는다
[덕암칼럼] 구르는 자전거는 멈추지 않는다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4.02.27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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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피할 수 없는 것이 시간이다. 현실적으로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날짐승·들짐승, 물고기와 곤충은 늙어갈 수밖에 없고 생존하는 과정에서 사고든 질병이든 노화로 인한 자연사 등 생명의 끈을 놓아야 할 때가 찾아온다.

문제는 종족 보존이다. 만약 수컷이 교미하는 과정에서 암컷의 산고 이상의 고통이 동반된다면 아마 대부분 멸종했을 것이다. 다행히 신의 축복으로 쾌락을 주었으니 모든 생물들이 굳이 알려주지 않아도 번식이 가능하다.

다만 인간만이 번식 외의 목적으로 성을 사고팔고 그 이상의 쾌락을 위해 상상을 초월하는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어떤 식이든 해결되겠지 할 것이 아니라 현세대가 해결해야 할 당면한 과제이다.

지난 대선 당시 일부 여성들이 무출산 운동으로 대를 끊어 놓겠다며 으름장을 놓던 때가 있었다. 국가와 국민과 우리 민족의 대를 끊어 놓겠다는 협박은 현실이 되었고 그래서인가 세계 최저 출산율이 무색할 만큼 더 낮은 출산율을 향한 하향 곡선은 바닥을 모르고 있다.

이제 그렇게 말한 여성들의 목적대로 인구가 줄어들고 있으니 고스란히 그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대가 끊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젊은이들이 있어야 늙은이들도 공존하는 것이다. 이제 점차 늙어가는 대한민국의 평균 연령에 대한 대안은 정녕 없는 것일까.

늙고 싶은 사람이 없듯이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도 매우 중요한 현실적 과제다. 한국은 지난 2023년 12월 31일 기준 65세 이상 노년 인구가 973만 411명으로 전 국민의 18.96%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과 비교해 볼 때 46만 3,121명 증가한 수치다. 통상 고령인구 비율이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한다. 한국은 2000년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지 17년 만인 2017년에 고령사회가 됐다.

현재 추세라면 2025년에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문제는 눈에 보이는 육체적 건강보다는 보이지 않는 정신건강, 즉 치매다. 본인은 행복하고 가족은 불행한 병이 치매다. 정작 당사자는 치매에 대한 인식이 없기 때문이다.

보호자들까지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고 간병 스트레스에 시달리지만 치매는 환자 스스로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당사자는 아니라고 우기고 부인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증세가 나타나면 이미 진행된 것이고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여기서 정신건강의 유지방법은 육체적 건강처럼 지속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뇌 운동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일단 뇌를 자주 쓰면 되는 것이고 무리한 스트레스로부터 편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물론 가만히 앉아있거나 누워있기 보다는 가벼운 산책 정도의 걸음걸이라도 병행하는 것이라면 최상이다. 특히 담배는 동맥경화증과 같은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이고 유해산소와 염증반응을 유발해 신경 세포의 퇴화를 일으켜 무조건 금연이 우선이다.

할 수만 있다면 자원봉사 등 단체 활동으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사람들과의 대화가 마냥 좋다고는 볼 수 없지만 대화를 통한 뇌 운동은 현실적인 대안이다. 물론 모든 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마인드는 필수다.

필자가 삶의 철학으로 정한 세 가지는 긍정, 열정, 배려다. 어떤 일이든 삐딱하게 부정적으로 보면 안 미운 게 없다. 모두 미우니 결국 미운 세상에 혼자만이 고운 존재로 외롭게 남게 되는 것이다.

이른바 혼자만이 선하다는 독선에 빠지고 그러한 자기중심적 사고는 아집으로 이어지며 편견과 소통 불가로 이어진다. 인간관계와 치매 예방을 위한 활동은 열정적이어야 한다. 어떤 일이든 정성껏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이것저것 해보다 쉽게 지치고 포기하면 안된다.

그리고 배려도 기본이다.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도 낮아지지만 과거의 화려했던 자신의 모습을 염두에 두고 여전히 세상을 낮춰보는 습관은 버려야 한다. 특히 술까지 폭음한다면 사태는 더욱 심각하다.

술도 젊었을 때 한때 마시는 것이지 나이가 들수록 술잔도 추억의 일기장 속에 묻어두어야 한다. 실수가 용납되는 것은 젊었을 때 한순간이다. 술뿐만 아니라 음식도 마찬가지다. 돌이라도 씹어 먹을 때가 있었고 또 상황에 따라 며칠씩 단식도 할 수 있지만 이 또한 노인들에게는 객기에 불과하다.

소화가 쉬운 음식을 잘 먹어 두어야 배변도 원활하고 그나마 치매를 늦추는데 중요한 방법 중 하나다. 노화로 인해 피할 수 없는 치매는 자신만이 느끼는 질병이자 생명의 끈을 놓을 때까지 고고하고 멋있는 노인으로 삶을 마감할 수 있는 순간까지 중요한 고비가 된다.

구르는 자전거는 멈추지 않는다. 혹자는 필자에게 지속적으로 글을 쓰니 치매는 안 걸리겠다는 농담을 건네 온다. 글보다 더 현실적인 방법은 손 편지였다. 매일 한 페이지 빼곡하게 일정과 돈과 반성의 여지를 만년필로 적다 보면 키보드로 치는 것과는 또 다른 정신건강의 예방임을 자각하게 된다.

독자 여러분들도 자전거 페달을 꾸준히 밟아 멈추지 않기를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