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돈보다 사람이 우선이다
[덕암칼럼] 돈보다 사람이 우선이다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4.03.1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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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돈보다 사람이 우선이다. 이런 말이 통용되는 사회가 사람 사는 사회일까. 별 미친 소리라는 비난을 듣는 게 정상일까. 돈이란 과거에도 그랬지만 현재도 그러하고 앞으로는 더 절대적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다.

물론 물물교환에서 주화, 지폐, 온라인 계좌로 통용 방법은 달라지겠지만 재화의 가치가 사람보다 우월적 위치를 고수하게 된다는 점에서 별반 달라진 게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유형의 재화나 부동산, 기타 물질적 가치는 눈에 보이겠지만 종교, 철학, 풍습, 예절 등 무형자산의 가치가 유형에 밀려 점차 퇴색되고 있다면 어불성설일까.

최근 총선거를 준비하는 정치인들의 공약을 보면 한결같이 대부분 물질적 예산확보와 지역발전에 대한 청사진만 요란할 뿐 무형의 가치를 주장하는 후보들은 보기 드물다. 오늘은 필자의 망상일 수도 있으나 후보들이 참고해 공약에 참여한다면 도움이 될까 하는 뜻으로 무형의 자산 가치를 주장한다.

한 표라도 더 얻으려면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할 텐데 엉뚱하게 반려견에 대한 놀이터나 무상의료, 심지어 반려견에 대한 예산편성으로 환심을 사려는 후보들은 많아도 늙은 부모에 대한 효심을 주장하는 후보는 전무한 실정이다.

물론 노인복지를 운운하며 실버세대의 일자리 창출이나 수당인상 등을 내세우지만 비경제 인구인 노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선거 때만 큰소리치지 당선되고 나서 그런 공약이 지켜진 예는 드물기 때문이다.

먼저 국민윤리부 산하에 효도청과 활빈청, 애경청, 민속청을 신설해 대한민국의 상징인 동방예의지국의 명성을 되찾도록 공약을 제시한다면 유권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삼강오륜과 주자십회가 아득한 전설이 되고 말았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첨단 문명이 편익의 정점에 달했지만 사람 사는 사회는 기본적인 정신적 가치관이 유지, 계승되어야 한다. 발전은 못하더라도 퇴색하지는 말아야 한다. 요즘 세상은 아이와 어른의 질서가 사라지니 남녀가 구분되지 못하며 오로지 돈이 전부인 세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혼율이 급증하는 시대 한 부모 가정에 대해 피부에 와 닿는 현실적인 공약도 필요하고 신발 깔창 생리대를 대체할 수 있는 공약도 필요하다. 가출 팸 소녀들에 대한 보호정책도 필요하고 무료급식센터에 장사진을 이루는 극빈층의 배고픔도 헤아려야 한다.

뿐일까. 점차 줄어드는 결혼식, 문상객도 없이 장례를 치러야 하는 미래의 초상집은 어찌할 것인가. 사라지는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미풍양속도 지켜야 하고 지식보다 지혜가 중요함을 알리는 홍보 전략도 강화되어야 한다.

게을러 가는 국민들에게 신성한 노동의 가치를 알려주면 땀과 눈물이 왜 필요한지도 알려야 한다. 자유에 대한 책임의 병행과 함께 키보드만 두들기는 학생들에게 손 편지로 쓸 줄 알게 해야 하며 유해성이 많은 컵라면의 용기도 바꾸게 하고 썩지도 않는 패드의 사용을 줄이는 친환경적 노력의 필요성도 알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 당선 공약으로 정부에 국민윤리부의 신설을 주장할 수 있는 국회의원들이 입법 개정안을 통해 우리 대한민국의 물질보다 정신적 가치를 높이는 법안을 제정해야 한다. 입에 밥만 들어가고 화장실만 깨끗하다 해서 잘 사는 건 아니다.

필자가 총선후보라면 대국민 공약과 지역 공약으로 구분해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고 큰 소리 치지 않을 것이다. 본인 돈도 아니면서 온갖 생색을 다 내는 점도 문제지만 당선만 되면 4년 동안 코빼기 한번 볼 수 없는 인사들이 난무함에도 여전히 비굴한 미소에 침이 튀도록 자신만이 대안이라고 큰소리친다.

가장 먼저 배고픈 사람이 없어야 한다. 세수는 막대하게 거둬들인다. 걷는 방법도 첨단장비를 동원해 상상 그 이상의 방법으로 밤낮없이 차량번호판도 떼고 기한이 지나면 연체료까지 더 추가된다.

그렇게 걷은 돈으로 배고픈 결식아동과 무료급식센터도 제대로 못 챙겨서 수백 미터 줄을 서는가. 전국 행정복지센터에 24시 상시 급식센터를 개설해 기본 반찬에 따뜻한 된장국 정도는 무료로 먹을 수 있게 만든다고 공약하면 어떨까.

전국 모든 여중·고등학교 화장실 입구마다 보급형 생리대를 100원에 구입할 수 있도록 비치해 신발 깔창으로 생리대를 대체했다는 홍보문구가 성금 모금의 통로로 악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마디로 선진 대한민국의 망신이다. 저출산 해결한다고 비현실적인 예산 낭비하지 말고 있는 자녀라도 제대로 키울 수 있도록 한 부모 자녀에 대해 보육, 교육, 미성년자까지 실질적인 기초생활이 가능하도록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결혼도 장례식도 이제는 친척도 없고 극단적인 개인주의로 치닫다 보니 지인들조차 문상객이 없는 시대로 가고 있다. 당연히 망자의 초라함은 더더욱 비참해질 것이고 유족들마저 조촐한 장례로 그칠 공산이 크다.

국회에서는 장례조차 못 치르는 무연고나 저소득층의 장례비도 지급해야 한다. 사라지는 우리 풍습과 민족혼에 대해서도 많은 민간단체가 맥을 잇고 있다. 민족의 얼을 되살리고 절기에 맞는 미풍양속을 지키는 단체들이 예산부족으로 허덕이고 있다.

정작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분야는 제쳐두고 표와 연결된 부분만 집착하는 못된 버릇을 이번 22대 총선에서 걸러내야 한다. 특히 부모를 외면하고 요양원으로 귀양 보내는 자식들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반대로 수요 대비 공급이 무족한 간병인을 자식이 대신 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제3국과 선진국에서 보는 이목이 달라질 것이며 국격도 올라가고 효도의 예를 다음 세대가 본받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