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22대 국회에 바란다
[덕암칼럼] 22대 국회에 바란다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4.03.2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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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사전투표와 본 투표를 포함해 약 10일 남았다.

필자는 후보들과의 대담은 물론 선거 사무실 관계자, 일반 유권자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한결같은 염원을 청취, 22대 국회는 어떻게 꾸려가야 하는지를 어필하고자 한다.

일단 4월 11일 아침이면 당락이 결정난다. 당선의 기쁨에 축제 분위기로 춤을 추는가 하면 낙선의 고배를 마시며 허탈과 상심이 큰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언론은 당선자에 대한 대서특필과 요란한 인터뷰로 지면을 도배할 것이고 낙선자는 그동안 투자한 돈과, 정성, 함께 협력했던 지인들에게 죄송하다는 인사로 마감을 해야 한다.

일부 낙선자는 투표에 문제가 있다며 항의할 것이고, 상대 후보의 약점을 파악해 선관위에 무효소송을 제기하는 촌극도 반복될 것이다. 이미 4년마다 21회를 반복해 왔고 광복이후 문명과 상황만 달라졌지 못 살겠다 갈아보자든가 자신만이 대안이라며 외치는 후보들의 아우성은 별반 달라진 게 없다.국회의원, 그 자리는 그들만의 리그이자 전쟁터였지만 선거관계자나 진성 당원이 아닌 일반 국민들은 그리 관심이 없다고 봐야 한다.

먼저 절반에 가까운 부동표가 그러하고 투표권 자체를 포기하여 높아진 무투표인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아무리 한 표가 중요하다고 후보도 외치고 언론도 주장한들 정작 투표 자체가 자유인만큼 하고 안하고는 각자의 판단에 달린 것이다.

필자도 몇 날 며칠 수 만자의 키보드를 두들기며 후보들의 면면을 소개한 이유가 유권자들에게 이해를 돕기 위함이었다. 물론 달라질 건 없지만 그래도 천직에 대한 소명이자 모든 노력도 할 수 있을 때 해야지 지나고 보면 아쉬움만 남기 때문이다.

이쯤하고 22대 국회에 바라는 바를 논하고자 한다. 먼저 특권 내려놓는다면서 지금껏 거짓말 한건 넘어가고 이제는 진짜 내려놓길 바란다. 필자 개인입장에서는 나름 민의를 대표하는 위치니 만큼 특권을 가질 수도 있다고 본다.

임금이나 신하나 백성이나 다 같은 환경에서 살아야 한다는 주장은 국회의원이 돼 보지 못한 사람들의 단순한 시기 질투나 국회의원을 들볶아야 뭐라도 떨어지거나 그나마 겁박할 수 있는 국민적 공분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싫다지 않은가. 국민들이 내려놓으라면 버티지 말고 조용히 내려놓아야 하며 제3국이나 타국에서 볼 때 불쌍할 만큼 천한 대우를 받게 된다면 국민들 스스로가 권력에 걸맞은 권위나 위상을 세우라고 요청할 것이다.

문제는 지금까지 타국에 비해 특권이 너무 많았다는 사실이다. 레가툼이라는 영국의 싱크탱크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대한민국 사법기관에 대한 신뢰지수가 전 세계167개국 가운데 155위, 정치권은 114위, 정부는 111위라고 한다.국회의원, 고위법관과 검사, 행정부의 고위직 등 부당하게 누리는 특권을 줄여야 국민들이 동등까지는 몰라도 천박하다는 공감대를 갖지는 않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연봉도 국민소득 대비 세계 1위이고 국회의 효율성을 증명하는 신뢰도는 114위다. 총 186가지 특권중 절반은 내려놔도 의정활동에 별반 지장이 없을진대 그 내려놓기의 결정권을 국회의원 스스로가 갖고 있으니 놓아지질 않는 것이다. 어떤 의원은 출석하지 않아도 또 어떤 의원은 범죄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는 와중에도 월급은 또박또박 나온다.

국민세금으로 해외도 나가보고 직원들 월급도 챙겨가며 4년을 보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한번 당선되면 기득권의 자리에서 온갖 혜택을 누리고, 7명의 보좌관과 2명의 인턴이 영감님으로 칭하며 보필하니 그 위세와 권세가 하늘을 찌른다.

특히 죄를 지어도 불체포특권으로 회기 중에는 손도 못 대니 그만한 자리가 없다. 인사청문회나 국정 감사 때 장관들 불러 호통 치는 모습은 국민들이 봤을 때 대단한 것 같지만 도덕과 예절은 물론 당리당략에 따라 거수기 역할에 각자의 정치철학은 내팽개친 지 오래다.

22대 때는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국회의원이 장관을 겸직하여 청문을 받아야 할 피감기관의 대표가 되어 왼손이 오른쪽 뺨을 때리게 되는데, 그게 제대로 될 일인가. 그러지 마라. 대통령이 시킨다고 해당 분야의 해자도 모르면서 평생 연금 타먹고 가문의 영광을 남기려고 전문가들이 기용되어야 할 자리에 턱하니 걸터앉아 화려한 프로필 한 줄을 남기지마라.

어디 본인 뿐일까. 가족들까지 연수원을 사용할 수 있고 지방선거에 공천권까지 거머쥐니 손바닥 비비는 아첨꾼들이 지방선거에 나설 수 있는 것이며 정작 쓸만한 인재는 낙향하거나 변방에서 세상 돌아가는 걸 구경만 하는 것이다.

22대 국회에 대한 여론을 살펴보면 월급부터 평균 근로자 수준으로 하향하고 보좌관도 3명이면 의정활동에 필수적인 보조는 가능하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면책특권과 불체포 특권도 내려놓고 후원금 모금이나 선거비요 완급제도도 없애야 한다.

국민세금으로 무슨 돈 잔치를 하려는 것인가. 한번 당선되면 4년간 유유자적해도 이를 탓하거나 중간평가를 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필자는 후보들과 대담 할 때 매년 국정과 지역 현안에 대해 정기적인 대담을 할 것인지 질문을 한다. 당연한 펄쩍 뛰며 얼마든지 하겠다고 큰소리치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그 약속을 지킨 당선자는 없었다.

국민 소환제를 도입하여 중간 기점에 재 신임여부를 검증한다면 지금처럼 4년 내내 당리당략을 위해 줄서는 모습은 사라질 것이다. 필자는 국회의원들이나 고위공직자들의 각종 특혜나 부의 축적이 배가 아파서가 아니라 누군가 불로소득이 있었다면 그걸 메우는 피와 땀이 상대적으로 희생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종래에는 근로의욕상실, 허탈감, 희망이 줄어들다 사라지는 나라, 아이들에게 미래가 불투명한 나라가 되기 때문이다. 22대는 그러지 않길 바라며 이 글을 쓴다. 권불십년이라 했다. 봄꽃 피듯 잠시 머물다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