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운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 가운데서도 각자의 삶에 충실하신 모든 분들에게 존경의 뜻을 표하며 새로운 이정표를 맞이한 날이기에 정중히 인사를 드립니다. 1998년 처음 지방일간신문에서 언론인의 길을 들어선 지 17년이 지난 2015년 5월 17일 안산 문화예술의 전당에서 경인매일 회장 취임식을 가졌습니다.
그날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당시 발행했던 자전적 회고록 “전반전”은 이제 “덕암 일장춘몽”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0년, 그동안 년 평균 250건씩 2,500건의 칼럼을 남기고 2025년 5월 17일 언론의 현주소에 대한 명확한 기능과 역할을 대 국민 메시지로 보고 드립니다.
개인의 견해나 대동소이한 내용보다는 현재 대한민국이 어떤 상황에 직면했는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야 할지 이제는 말해야 할 때이기에 정론직필의 의지를 표명합니다. 지난 27년 많은 글을 써왔습니다. 언론인으로서 나름 직언의 나날을 보냈다고 자부하지만 정녕 할 말을 다했다 할 수는 없다는 것이 솔직한 심경입니다.
직필은 사람의 박해를 받지만 곡필은 하늘의 천벌을 받는다는 말은 수 백 년이 지난 작금에도 어김없이 적용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때로는 기득권이 자행하는 전략적 봉쇄 형 소송에 소정의 대가를 치르기도 하지만 돌이켜 보건데 굴하지 않고 직필의 의지로 달려온 나날들이 결코 만족치는 않다는 것이 지난 글들의 흔적입니다.
경인매일이 세력과 타협 없이 굴곡의 격동기를 거쳐낸 것도 이 같은 경영이념이 초심을 잃지 않았던 이유입니다. 이제 제 21대 대통령 선거를 17일 남짓 앞두고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지도자 선택은 유권자가 하지만 한번 정해진 대통령이 향후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야할 리더십과 방향을 설정하기에 그 어떤 선택보다 중요한 날이 될 것입니다.
지난 20대 대통령은 누가 더 훌륭한 후보를 선택하느냐 보다는 누가 덜 나쁜 지도자를 선택하는가를 결정지어야 하는 양자택일의 기로에서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히 후보자를 떠나 양 진영의 힘과 권력이 삿바 싸움을 하는 씨름판이 되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 정치는 공정과 상식은 물론 옳고 그름보다는 힘의 논리, 약육강식의 본색을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보여주었습니다. 여야 정당이 그동안 보여준 모든 정당정치의 모순점과 굴곡의 흔적은 더 어필하지 않아도 국민들이 충분히 깨닫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선택은 자유지만 결과는 전혀 다른 세상을 만듭니다.
6.25 전쟁 이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온 대한민국은 이제 발전의 정점을 찍고 다시 하향 선을 향해 곤두박질 칠 것입니다. 국방, 경제, 문화 예술은 물론 모든 분야에서 상한선을 기록한 현실이 이제는 국가 채무나 국민들의 근면성상실로 인한 흥망성쇠의 룰에 따라 쇠락을 길을 걸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하지만 그 또한 지나갈 것이며 다시 부흥하는 시대도 올 것입니다. 다만 그러한 곡선의 등락주기가 짧게 끝나길 바랄 뿐입니다. 글로벌시대 무형의 총성 없는 경제 전쟁이 자국중심의 무한경쟁으로 이어지는 현실을 감안할 때 과연 이 나라의 미래가 어찌 될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도 없거니와 그 해결책은 모든 국민들의 정신세계가 바로 설 때 유지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문명의발전도 중요하고 버금가는 인류의 가치관도 중요하겠지만 현재의 모든 행, 불행은 우리 스스로가 지키지 않으면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음을 자각해야 할 것입니다. 선거에서 조직이 방대할수록 보은인사도 많아지고 비용이 많이 들어갈수록 당선 후 갚아야할 빚도 많아집니다.
누가 지도자가 되어야 할지는 인성과 도덕성, 경험과 리더십을 고루 갖춘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데 그 기준점을 어떤 견해로 살펴봐야 할지가 매우 애매합니다. 조금만 더 신중히 판단하여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애국이자 후손들에 대한 책임감이라 할 것입니다.
진정한 선택은 돈과 조직에 휘둘리지 않고 유권자 스스로의 판단에 근거해야 합니다. 지도자는 가장 먼저 삶의 풍부한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선거자금은 국민 모두의 뜻이 모아져야하고 선거조직은 국민들의 마음이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편파적인 언론의 선동 질에 판단의 오류를 범하는 일이 없어야 하고 검은 것을 희다고 조작해낸 통계나 검증되지 않은 인터넷의 댓글들이 여론의 전부인양 비춰져서는 더욱 안 될 것입니다. 한번은 겪어야 합니다. 자유의 소중함도 잃어봐야 하고 3D직종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의 하수인으로 살아봐야 합니다.
정치인들이 갈라놓은 대립각의 상충됨이 얼마나 갈등을 유발시키는 자충수였는지도 겪어봐야 하고 종교, 남녀, 노소, 정규직과 비정규직, 혈연, 지연, 학연으로 갈라놓은 분열이 흐트러진 표심을 겨냥하는 고도의 공작이었는지도 겪어봐야 합니다. 태풍이 지나가야 거미줄도 걷히고 널린 쓰레기도 사라집니다.
다만 그러한 과정에 감내해야하는 고통이나 어려움이 여간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문제를 지적한 만큼 대안도 제시하겠습니다. 누가 되든 21대 대통령은 온갖 뒤치다꺼리로 몸살을 앓을 것입니다. 정권이 힘들지 않으면 국민이 힘들 것이고 정권이 힘들면 국민이 덜 힘들 것입니다.
그리고 22대 지도자에 대한 선택이 향후 대한민국의 미래를 반석위에 세우는 주춧돌이 될 것입니다. 그런 미래가 현실로 이뤄지려면 지금은 편했던 만큼 불편해 봐야 합니다.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수도 있고 한바탕 소나기가 지나가면 눈부신 햇살과 메말랐던 작물들이 생기를 되찾을 것입니다. 그런 미래를 믿고 함께 노력할 때 꿈은 현실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