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합가족
방승희
따닥따닥 바위틈
쪼그리고 앉아 있어도
서로서로
기댄 어깨가 좋아
짭쪼름한
바닷물 마시며
뽀골뽀골
뽀골뽀골
방승희(房承熙)는 1966년 담양에서 출생하였다. 동시와 동요, 동화와 그림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 활동을 해오고 있다.
2000년 동시 노란 봄날 외 2편으로 <아동문학연구>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하였다. 자연의 소리와 생명들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며, 작고 평범한 존재에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작품들을 써오고 있다.
동시집 내가 보고 싶으면, 의사 삼형제와 그림책 영산강 이야기, 날아라 물수리, 커다란 호랑이가 콩콩콩 등 8권을 출간했다. 발표한 동요는 아름다운 밤하늘, 들랑날랑 등 150여 작품에 이른다.
금산인삼창작동요제에서 우수상을 받았고, 거미의 초대장은 국제환경창작동요제 최우수노랫말상을 받았다. 그 외에도 아름다운글문학상, 목포문학상 동시본상, 한국아동청소년문학창작상 등을 받았다. 방승희는 어린이와 자연, 마음의 성장을 잇는 글을 지향하며, 생명의 내밀한 순간들을 포착해 동시로 풀어내는 작가이다.
홍합가족에는 작가의 시적 감수성이 잘 드러나 있다. 바위틈에 올망졸망 모여 사는 홍합들을 가족처럼 바라보는 동심의 눈은 따뜻하고 애틋하다. ‘따닥따닥’, ‘뽀골뽀골’ 같은 의성어는 바닷속 생명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이어진 관계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이 시는 자연 속 생명도 우리처럼 어깨를 기대며 살아간다는 공감의식과, 작고 낮은 존재에게서 배울 수 있는 다정함을 일깨워준다. 간결한 언어와 리드미컬한 표현을 통해, 함께 있을 때 피어나는 따뜻한 연대의 미덕을 담아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