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울에서

            ​      안도현

 

개울물에 잠긴 돌

가만히 뒤집어 보면

돌에 붙어 바글바글

젖을 빨아 먹는 다슬기들이 있다

어떻게든

다슬기들을 끌어안고

젖을 먹이는 엄마가 있다

 

▲박상재(아동문학사조 발행인)
▲박상재(아동문학사조 발행인)

안도현(安度眩)은 1961년 경북 예천군 호명읍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했다.  대건고와 원광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단국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1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 「낙동강」이,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서울로 가는 전봉준」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 『모닥불』,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리운 여우』, 『바닷가 우체국』 등이 있다.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 『관계』, 동시집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 『냠냠』, 『기러기는 차갑다』, 산문집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백석 평전』 등을 펴냈다. 석정시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윤동주상, 백석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단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를 지냈으며, 평산책방 이사장으로 있다.

여름철 냇물 속 돌멩이에는 다슬기들이 많이 붙어 있다. 다슬기는 민물 속에 있는 바위의 밑이나 돌틈에 서식하며, 야행성으로 낮에는 나오지 않는다. 생김새는 달팽이와 매우 흡사하며 지역에 따라 ‘올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동시는 다슬기와 돌을 의인화하고 있다. 돌에 붙어 있는 다슬기를 젖을 빨아 먹는 아기로 비유한 점이 흥미롭다. 또한 묵묵히 다슬기를 품고 있는 돌을 엄마에 비유하여 공감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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