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식탁보

                           박영숙

빗방울이

거미집에 놀러 와

하얀 실 풀어

한 코 한 코

뜨개질해

물방울 식탁보

거미에게 선물하네

 

▲박상재(아동문학사조 발행인)
▲박상재(아동문학사조 발행인)

박영숙(朴英淑)은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다. 2022년 계간 <시와소금> 신인문학상에 동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동시집으로 『해님이 야금야금』, 태몽 그림책으로 『동글이의 여행』을 펴냈다. 춘천에 살며 (사)한국아동문학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작은도서관과 해솔감성글씨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박영숙 동시의 주제는 무겁지 않다. 일상에서 느끼는 버거운 삶의 무게를 가볍게 해준다. 시인이 무거움 속에서 찾아낸 ‘가볍게 하기’는 독자들을 동심으로 물들게 하여 힘든 삶의 무게를 덜어준다. 가볍게 하기의 비법은, ‘긍정, 사랑, 유머, 포용, 열정’ 등이다. 무엇보다 우리 말의 아름다움과 단순함이 주는 힘을 보여주는 것이 박영숙 동시의 특징이다. 그는 재미있는 상상력과 메타포로 우리말을 아름답게 꾸미는 능력이 있다.

  장마철이 되니 비가 많이 내린다. 비가 내려 거미줄에 물방울이 맺힌 것을 보고 물방울이 뜨개질한 식탁보에 비유했다. 그 식탁보는 물방울이 거미에게 선물한 것이다. 빗방울이 맺힌 거미줄을 물방울 식탁보로 환치한 시인의 눈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동심에 잘 녹이고 있다.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그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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