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의 힘
신정아
손가락에
가시가 박혔다
세수할 때도
따끔
책 넘길 때도
따끔
콕콕
약 올린다
쪼그만 게
나를 이긴다
신정아(申丁牙)는 198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단국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있다. 2012년 <월간문학>에 동시가 2017년 <시와 동화>에 동화가, <아동문학평론>에 문학평론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동시집 『시간 자판기』, 『우리 집에 바퀴를 달고』, 『하늘에 핀 해바라기』, 동화 『햇살이 된 초침이』, 그림책 『안녕!』 등을 펴냈다. 황금펜아동문학상(2012), 새싹문학상(2019), 백년문학상(2022) 등을 받았다.
이솝 우화에 맹수의 왕 사자가 미물인 모기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이야기가 있다. 아무리 발톱과 이빨이 강해도 모기를 잡는 데에는 소용이 없다. 모기는 날렵하게 날아 사자를 얼마든지 괴롭힐 수 있다. 작고 하찮은 가시가 손가락에 박히면 성가시게 마련이다. 빼지 않으면 따끔거리고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펜이 때로는 칼보다 강한 것이 세상 이치이다. 세상을 살다보면 크다고, 힘이 세다고 반드시 이기는 것이 아니다. 작지만 힘이 세고, 함부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얼마든지 있다. 때로는 어린이가 어른을 따끔하게 충고하기도 하고, 어른들에게 교훈을 주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