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강지인

 

 

엄만 큰 발로

난 작은 발로

 

나란히 갑니다.

우산 쓰고 갑니다.

 

엄만 작은 걸음으로

난 큰 걸음으로

 

발맞추어 갑니다.

도란도란 갑니다.

 

▲박상재(아동문학사조 발행인)
▲박상재(아동문학사조 발행인)

강지인(姜智仁)은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2004년 <아동문예> 신인상에 동시 「아무것도 없는 줄 알았는데」 외 2편이 당선되고, 2007년 황금펜아동문학상에 「우리집 밥상」 외 4편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한국아동문학상, 한국동시문학상, 목일신아동문학상을 받았으며, 경기문화재단, 대산문화재단, 서울문화재단에서 창작지원금을 받았다.

현재 한국동시문학회,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할머니 무릎 펴지는 날』, 『잠꼬대하는 축구장』, 『상상도 못했을 거야!』, 『수상한 북어』, 『달리는 구구단』 등이 있다.

「비 오는 날」 엄마와 화자인 나는 하나가 된다. 우산 속에서 하나가 된다. 비 오는 날 볼 수 있는 맑은 수채화 같은 동시이다. 엄마와 어린이 화자가 우산 하나를 쓰고 나란히 걷고 있다. 발맞추어 가기 위하여 엄마는 작은 걸음으로 어린 딸은 큰 걸음으로 발을 내딛는다. 모녀는 빗소리를 들으며 이야기도 도란도란 정답게 나누며 걷는다.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동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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