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중에는 창고의 쌀을 훔쳐 먹는 갈색쥐가 있고, 전 세계 어느 곳이든 하수구나 어둡고 음침한 곳에 서식하며 수영도 잘하고 땅굴도 잘 파는가 하면 쓰레기도 뒤지고 먹을 것이라면 닥치는 대로 가리지 않는 집쥐도 있다.
그리고 검은색 쥐가 있는데, 이는 나무를 잘 타고 주로 지붕이나 선박에 서식하며 곡물을 주식으로 한다. 한때 흑사병을 옮긴 탓에 악명이 높다.
숲의 들는 어설프게 나대다가 뱀이나 올빼미 먹이가 되기도 한다. 이밖에 다람쥐 비슷한 폴리네시아 쥐가 있고 대나무 쥐도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식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쥐는 신체 구조상 인간과 유사한 포유류다. 그래서 실험용으로 흰색 쥐를 사용하기도 하며 신약개발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그렇기에 쥐라고 해도 다 인간에게 유해한 건 아니고 몸집이 큰 거대 주머니쥐는 훈련을 잘 시켜 지뢰 탐지나 질병진단용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뿐인가. 종류는 다르지만 인간에게 애완용으로 길러지는 다람쥐, 동굴의 천정에 붙어 만화 소재로 활용되고 있는 박쥐도 있다.
결국 좋은 쥐 나쁜 쥐가 따로 없다는 것이다.
각자 나름대로 살아가려다 보니 창고의 쌀도 갉아먹는 것이고 도처에 서식하는 것이며 번식도 한다. 그들은 어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나름 잘 성장한다.
그런 쥐도 궁지에 몰리면 천적인 고양이를 문다. 우리는 지난 5천년 역사 속에 늘 쥐를 키워왔다. 백성과 국민이 고양이라면 때로는 해로운 집쥐, 이로운 흰색 쥐, 격변기에는 박쥐, 살만할 때는 다람쥐를 키워왔다. 공생의 묘미를 통해 지도층이라고 나름대로 쥐들을 배려해주면 어느 날 그들은 배려를 권리로 착각해 고양이위에 군림하려 들고 그러다 잡아먹히면 한동안 수그리다가도 다시 곡식을 훔쳐 먹는 짓을 반복한다.
그러다 고양이한테 몰리면 본분을 잊고 덤빈다. 아니 물어서라도 자신의 이권을 지키려한다. 그래서 나온 말이 쥐도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는 것인데 얼마 전 야당이 대통령을 하도 갈구니 참다못한 쥐가 욕설로 일갈하며 포효를 지르자 발로 차고 물고 뜯은 과정은 빼고 욕설을 했다고 쥐 잡듯 옴팡지게 올가미를 씌워 감옥에 가둬버리고 말았다.
어디 감히 고양이 대표들을 잡들이 하려했느냐며 이른바 내란이라는 자루에 담아 함께 근처에서 얼씬거렸던 쥐 친구들까지 죄다 묶어 내란동조죄로 처벌하니 권력에 붙어 기생하는 것이 대세를 이룬다.
어떤 장군은 듣지도 보지도 않은 걸 들었다, 봤다하고 어떤 쥐는 빨간 옷을 입었다가도 잽싸게 파란 옷으로 바꿔 입는가 하면 어떤 쥐는 입만 열면 고양이 걱정을 입에 달고 살며 연신 눈치만 살피는 얌체족도 있었다. 문제는 평소 무덤덤하던 고양이도 한번 열 받으면 걷잡을 수 없이 살벌해 지는데 그럴 때 마다 쥐들의 영리함을 따라갈 수 없었다는 것이다.
동학농민혁명 때 자국민을 살육하려 외국 쥐를 끌어들여 평정했고 어떤 쥐는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하며 고양이를 유린한 적도 있었다. 평소 어지간히 뜯어먹던 쥐새끼들이 막상 구석에 몰리면 고양이를 무는데 오로지 자신의 안위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 보니 별일이 다 생기는 것이다.
전자처럼 참다 참다 미친 듯이 괴성을 지르는 일도 있지만 그 목적이 고양이를 위한 것이었다면 또 어떤 쥐는 오로지 자신을 위해 고양이를 무는 경우가 있다.
작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발표하기 전에는 그 목적인 내란세력을 잡는다는 것이었고 훨씬 앞선 2024년 9월 23일 모 매체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이 한 말을 인용하자면 윤석열 정부가 계엄의 유혹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미 몇 달 전부터 짐작했다는 이 발언은 결국 실행되었고 최근 야당이 현 이재명 정부의 입법폭주와 삼권분립의 상실에 대해 심각한 예고를 하고 있다. 궁지에 몰리면 이재명 대통령 또한 계엄을 선포할 것이라는 추측이 정가에 돌고 있는 것인데 전자가 국가를 위한 것이라는 점과 후자가 자신의 안위를 위한 것이라는 보수언론들의 지적이 예사롭지 않다.
후자의 계엄은 전자와 같은 양상이 아니기에 상상 그 이상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사람이 막다른 골목길에 몰리면 없던 초능력도 생긴다. 평소 넘지 못하던 높은 담장도 넘을 수 있고 없던 객기도 생겨 상대가 누구였던 들이댈 수밖에 없다면 자칫 모두가 불행한 사태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굳이 작금의 현실을 제쳐놓더라도 이미 취임 이후 경제, 군사, 외교,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들의 우려가 심각한 실정이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가 TV조선에서 언급한 내용을 인용하자면 기본소득, 공공일자리 확대, 국가 주도 경제 정책 등을 두고 현실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을 두고 경제를 100일 만에 망가뜨리는 건 아무리 실정을 해도 쉽지 않은 일이라며 재정파탄, 인사실패, 외교실패 안보실패는 물론 시장경제 시스템을 붕괴시켰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대장동 사건의 검사 항소 포기를 두고 대통령실의 개입여부가 화두가 되자 정성호 법무부장관이 총대를 메고 도마뱀 꼬리만 자르듯 처리하고 있자 야당이 들고 일어났다.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의 사표로 끝날 일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7815억 원, 누구 집 애 이름도 아니고 가난한 서민들에게 더 없이 허탈감과 분노를 살 일이지만 이런 일을 감히 저지르게 된 배짱은 나름 이유가 있어서다. 집주인이 어설프게 빌빌대면 도둑이 간이 커진다. 그러다 집주인이 대충 넘어가면 으름장만 놓고 훔쳐가지만 다부지게 난리치면 외려 대든다.
그리고 흉기로 위협하다 안되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 달리 이유가 있을까. 처음부터 해서는 안 될 짓도 자꾸 반복하고 주인이 별말 없으면 훔쳐가지 않고 아예 대놓고 안방을 제집처럼 나다닌다. 어쩌다 주인이 나무라면 쥐도 고양이를 문다.
지금까지 역사를 보면 늘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며 그렇지 않기 위해서는 이번 기회에 쥐의 본분과 고양이의 저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누구에게 맡길 일이 아니다. 다 그놈이 그놈일 수 있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