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는 산업·국제화 도시로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오랫동안 문화 인프라의 ‘공백’을 안고 있었다. 2020년 평택시문화재단이 출범하면서 비로소 예술인 지원·생활문화·공연‧전시 등 도시 문화체계가 정비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서 지난 5년 6개월간 재단을 이끌어온 인물이 바로 이상균 대표이사다. 이번 인터뷰는 12월 준공, 1월 공식 개관을 앞둔 ‘평택아트센터’가 평택 도시정책의 결을 어떻게 바꾸는지, 재단이 만들어온 변화와 남은 과제는 무엇인지 심층적으로 묻고 답한 내용이다.
평택이 ‘산업·안보 도시’ 이미지를 벗고 본격적인 문화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지, 그 전환의 키워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Q. 평택시 최대 공연장인 평택아트센터 개관이 갖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A. 단순한 시설 개관이 아니라 ‘평택의 문화도시 진입 선언’과 같습니다. 평택엔 공연장이 4개 있지만 현대적 기능을 갖춘 공연장은 없었습니다.
아트센터는 1,318석 대극장, 305석 소극장, 전시실, 포켓무대, 리어무대, 오케스트라 피트까지 갖춘 전문 공연장입니다.
오페라·발레·뮤지컬 같은 고급 공연을 이제는 평택 시민이 자신의 도시에서 직접 관람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는 겁니다. 특히 개관 프리 오픈 공연의 시민 추첨이 350석 모집에 1만5천 명이 신청했습니다. 저도 예측 못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이었고, 시민 기대를 실감했습니다.
Q. 평택시문화재단 5년 6개월 동안 재단을 이끌어오며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지?
A. 가장 먼저 공연·전시의 수준이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조수미, 사라 장, 정경화 같은 정상급 예술가들이 이제 평택을 자연스럽게 찾습니다.
과거에는 인프라 한계로 꿈도 꾸기 어려웠던 기획들이 재단 체계 안에서 가능해졌다는 사실이 큰 변화입니다.
또 과거엔 없던 생활문화·예술인 지원·문화예술교육 기반을 처음으로 구축했습니다. 평택은 산업·국제화 도시로 급팽창해 문화 수요도 크게 늘었지만, 이를 받을 체계가 없었습니다. 재단이 그 공백을 메웠다고 생각합니다.
Q. 아트센터가 지역경제와 도시브랜드에 미칠 영향은?
A. 상당히 큽니다. 문화시설이 집적되면 주변 상권은 자연스럽게 성장하고, 도시 브랜드도 강화됩니다. 앞으로 아트센터 주변에는 평택신청사, 중앙도서관, 박물관, 어린이창의센터가 조성됩니다.
이 일대는 단순한 주거 신도시를 넘어 문화·행정·지식 허브가 결합된 복합기능도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편의시설 부족 문제는 남아 있습니다. 설계가 10년 전이라 요즘 공연장의 ‘복합 편의공간’ 수요가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카페 정도만 있어 아쉽고, 휴게공간·교육공간·아트숍 등은 반드시 확보해야 합니다. 공간 창출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Q. 평택에 대표 문화축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는지?
A. 필요성에는 100% 공감합니다. 하지만 성공한 도시 축제는 예산 20~30억 원을 최소 10년 이상 투입해 만든 결과물입니다.
콘텐츠 · 지속성 · 시민 호응 · 전국적 경쟁력이라는 네 가지 검증을 거치지 않으면 실패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쉽게 시작해서는 안 되는 사업’입니다.
평택만의 고유 콘텐츠로는 미군기지 기반의 밴드 · 버거 · 바이크 페스티벌, 평택 농업경관(논멍 등)을 활용한 생태 · 경관형 축제 등을 연구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도시 고유 콘텐츠를 발굴하고 시민 호응을 검증하며 전국적 브랜드 가치를 따져봐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은 쉽게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아니므로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입니다.
Q. 이 대표님이 강조하는 ‘생활문화’의 의미는 무엇인지?
A. 생활문화는 재단이 가장 공들인 영역이자 시민 삶에 가장 가까운 문화입니다. 누군가는 조수미 공연을 보는 것이 즐거움이지만, 누군가는 직접 노래하고, 이웃들과 연습하고, 합창하는 것이 더 행복합니다. 이게 바로 생활문화입니다.
생활문화는 ‘내 주변에서 직접 참여하는 문화’이며, 이를 위해 재단은 생활문화 공간 확보, 전문 활동가 육성, 시민 참여 프로그램 확장 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또 시민들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오늘의 평택문화’ 카카오 채널을 적극 활용하길 권합니다.
Q. 임기 마지막에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지?
A. 단 하나, 아트센터의 안정적 안착입니다. 내년 3월 임기 종료 전까지 이것만 완성해도 의미 있는 마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연임 여부는 규정상 문제는 없지만 제가 언급할 부분은 아닙니다.
Q. 평택 시민들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평택의 문화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오늘의 평택문화’만 친구 추가하면 주말에 평택시 관내 어디서 어떤 문화 프로그램이 열리는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문화는 이미 여러분의 일상 가까이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클릭 한 번이면 됩니다.
